혼자 사는 여성집 앞 서성이는 남성들..."초동조치 강화돼야"
파이낸셜뉴스
2020.11.18 07:00
수정 : 2020.11.18 06: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밤 10시가 지난 늦은 밤. 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혼자 사는 여성 A씨(32)의 집에 "문을 열어달라"며 벨을 계속 눌렀다. A씨는 술에 취해 집을 잘못 찾은 '단순 취객'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남성은 A씨의 현관문을 두드리고, 이내 도어락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단순 취객으로 확인돼 귀가조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귀가조치 된 줄로만 알았던 이 남성은 다시 A씨의 집을 찾아와 현관문에 귀를 대고 서있었다. A씨는 재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단순취객"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을 시도하는 범죄가 잇따라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현장 대처가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대검찰청의 '분기별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4분기에 여성을 상대로 발생한 범죄는 11만152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수치다.
혼자 사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혼자 사는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이 발간하는 '범죄통계'를 살펴보면 전국에서 발생하는 주거침입 강간 및 성범죄 건수는 지난 2017년 305건, 2018년 301건으로, 평균 300건 이상이다. 거의 하루에 혼자 사는 여성 한 명꼴로 주거침입 범죄를 겪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도 유사 사건이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다세대주택에 혼자 사는 여성의 자취방에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에 귀를 대는 등 새벽에 무단으로 여성의 집을 침입하려 한 남성을 주거침입 혐의로 추적하고 있다.
■"복도 등지에서 평온 해치는 행위, 안돼"
현행법상 주거침입 혐의는 실제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공동주택 내 공용 계단 또는 복도를 들어서서 평온을 해치는 행위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발생한 서울 신림동 사건의 판결문을 보면 직접 집 안에 침입하지 않더라고 주거지의 1층이나 복도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죄가 성립한다. 또 형법 319조부터 321조까지 주거침입죄와 관련한 모든 범죄에서 미수범도 처벌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일선 경찰 관계자는 "주거침입 혐의의 경우 폭행보다 혐의 적용할 수 있는 요건이 명확하다"며 "개인의 사생활에 평온을 해쳤다고 판단되면 바로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사건 등에서 경찰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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