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텔도 안 팔리네"…매각 무기한 보류
파이낸셜뉴스
2020.11.20 14:58
수정 : 2020.11.20 14: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워싱턴DC 소재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매각이 무기한 보류됐다. 이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 4년 동안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그룹 '트럼프그룹'이 내놓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매각 작업이 무기한 보류됐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이 호텔은 지난해 10월 매물로 나와 호가 5억달러(약 5885억원)였지만, 근접한 가격 제안조차 없었다. 반값인 2억5000만달러(약 2793억원)에도 못 미치는 제안만 몇 건 들어왔다고 한다.
매각이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이 호텔이 사실 트럼프그룹 소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옛 우체국 건물이었던 이 호텔은 트럼프그룹이 연방총무청(GSA)로부터 60년 동안 연 300만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임차한 빌딩이다.
트럼프그룹은 2억달러를 들여 리노베이션으로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개장했다. 이중 1억달러는 도이체방크로부터 빌린 돈이다.
문제는 임차 조건이다. CNBC는 트럼프그룹이 과열경쟁으로 장기임대료를 너무 높게 불러 호텔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호텔업계는 호텔 리스권의 적정한 인수 가격이 1억5000만∼1억7500만달러라고 추산했다. 이는 트럼프그룹이 호텔 개장을 위해 투자한 원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트럼프그룹은 입찰자들에게 앞으로도 호텔명에 ‘트럼프’라는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CNBC는 트럼프그룹이 손해를 보고 낮은 가격에 장기대여권을 매각하거나, 도이체방크에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호텔을 넘겨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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