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 결단 내리길
2020.11.25 18:23
수정 : 2020.11.25 18:23기사원문
최근 구글은 당초 내년 1월이던 인앱결제 확대 시행 시기를 9월 말로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알맹이 없는 유화 제스처에 불과하다. 우선 이번 발표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의식한 꼼수로 보인다. 국회가 연말 처리에 속도를 내자 일단 이를 피해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까지도 결론을 못 냈다.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 때문이다. 과방위는 26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얼마 전 애플은 내년 1월부터 수익금이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인 중소 개발자에게 물리는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5%로 내렸다. 애초 구글 앱 수수료 확대 명분이 '애플도 하는데'였던 만큼 이제 명분도 약해졌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 플랫폼 강자 네이버는 소상공인에게 2년간 1800억원 지원 등을 담은 상생방안을 내놨다. 앱 개발자나 창작자, 중소 상공인 없이는 네이버도 없다는 원칙에서다. 플랫폼은 국가 간 경계가 없는 무궁무진한 공간이다. 구글이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서기까지 가장 큰 조력자는 앱 개발자와 이용자들이다. 혁신을 먹고 자란 구글이 거꾸로 혁신을 짓누르는 건 모순이다. 이제라도 구글이 앱 개발자와 이용자들의 간절한 호소에 진심으로 응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