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윤석열 사퇴 종용 "잘잘못 따지지 말고 떠날 때"
파이낸셜뉴스
2020.12.01 13:51
수정 : 2020.12.01 15:08기사원문
범야권 차기 대권주자 자리매김한 尹 부담된 듯
더이상 尹 키우기 허용 못한다는 의지
정성호 "이젠 떠나야할 때"
윤호중, 검사들 집단반발에 "작별인사한 것"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집권여당의 사퇴 압박이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윤 총장의 잘잘못을 떠나 범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윤 총장을 정치적으로 더이상 허용할 수 없다는 여당의 결기가 느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 총장 직무배제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집단반발 움직임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작별인사"라고 평하며 윤 총장의 사퇴를 기정사실화시켰다.
지난 6월 당 최고위원이던 설훈 의원이 윤 총장 사퇴를 거론할 때만 해도 강경 입장으로 부각됐으나, 이제는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윤 총장의 퇴진 요구가 주류로 자리잡게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총대를 메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언급하면서 사실상 윤 총장과 추 장관의 동반퇴진을 건의한 이후 여당 내에선 윤 총장 사퇴압박으로 문 대통령 부담 덜어내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정 총리는 전날 문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윤 총장이) 현재의 상황이 잘잘못을 떠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성호 의원은 SNS에서 윤 총장에게 "잘 잘못 따지지 말고,내 자존심 명예보다는 그토록 사랑한다는 검찰 조직을 위해 그리고 응원하고 있는 후배 검사들을 위해, 검찰보다는 나라를 위해 그리고 국민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총장이 임기 지키는게 검찰 개혁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라며 "이미 검찰총장이 한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가 된 상황에서 검찰 개혁과 공정성은 전혀 담보될 수 없는 상황이다. 신뢰는 깨졌다"고 단언했다.
이미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더이상 검찰총장으로서 윤 총장의 영향력을 키울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윤호중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 직무배제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에 대해 "조직 수장이 징계 직전까지 온 것. 여기에 대해서 일종의 작별인사를 하는 그런 느낌"이라며 "마지막 예우를 하고 있는 데 대해서 저는 뭐 이해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윤 총장의 중도사퇴를 단정지으면서, 검사들의 반발을 윤 총장 사퇴로 희석시킨 것이다.
정 총리의 관련 언급 이후 여당의 이러한 작심 발언의 배경에는 검찰개혁이란 명분과 함께 문 대통령 부담 완화, 차기 대권주자 영향력 축소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과 윤 총장이 계속 대립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국민들에 대한 피로감을 넘어 윤 총장 몸집만 키워줄 수 있다"며 "윤 총장이 야당의 정쟁 요소로 크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발빠른 교통정리가 범여권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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