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붙이고, 정문 앞 기도...이번 수능엔 사라졌다
파이낸셜뉴스
2020.12.03 09:27
수정 : 2020.12.03 15:04기사원문
달라진 수능 시험장 풍경
- 드라이브스루 형식 또는 짧은 몇마디 후 통화
- 응원과 기도 등은 일절 없어... 썰렁
- 마스크·칸막이 등 변수에 감염 우려까지 학부모 “전쟁터 보내는 기분”
“잘 하고 와”
대부분의 학부모는 시험장 앞에 수험생자녀를 차에서 내려주면서 이 같은 짧은 한마디를 남긴 채 이내 자리를 떠났다. 흡사 드라이브스루 형식이다. 몸소 동행한 부모들 역시 마스크를 착용한 채 포옹을 하거나 짧게 몇 마디를 나눈 후 자녀들을 시험장으로 들여보내고 대면 대화 대신 전화 통화로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3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제31지구 제23 수능시험장 고등학교 앞엔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았다. 원래 같았으면 후배들의 응원, 부모들의 기도 등으로 시끌벅적했을 고사장 앞이지만 이날은 이 같은 광경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지난해에도 같은 구역에서 수능날 교통정리를 도왔던 봉사원은 “작년엔 불 피워서 차도 나눠주고 응원도 있어서 바글바글했는데 올해는 굉장히 썰렁하다”며 바뀐 수능 고사장 앞 풍경을 설명했다.
잠시 머물다 발길을 돌린 학부모들이지만, 자녀들을 향한 마음과 걱정은 과거 수능 때의 부모들과 다르지 않다. 특히 올해엔 코로나19로 시험 환경이 바뀌면서 자녀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코로나19에 걸리지는 않을지 근심이 깊다.
고사장 앞 한 학부모는 “추운 날씨에 환기도 수시로 한다고 하고, 마스크와 칸막이 등 방해요소가 많아 마음이 더욱이 편치 않다”며 “감염도 조심해야 할 텐데, 전쟁터에 보내는 느낌이다”라고 우려했다.
자녀가 입실할 때까지 멍하니 정문을 응시하던 다른 학부모 또한 “공들여서 준비한 만큼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며 “끝나면 맛있는 것 많이 사줄 거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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