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변수는 코로나發 '외부활동' 여부...홈술족 기대
뉴시스
2020.12.03 11:50
수정 : 2020.12.03 11:50기사원문
가정용 수요로 업소용 매출 상쇄中…백신 효과로 내년 실적 변할 듯 증권가 "외부 활동 정상화시 유흥채널서 폭발적인 주류 소비 전망"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주류업계의 내년도 실적을 좌지우지할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가 어느 정도로 나타날 지 여부다. 외부 활동이 정상화될 경우 유흥채널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유흥 시장 채널에서의 매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만큼 백신 개발 및 접종이 본격화된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도 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를 기준으로 할 때 맥주·소주 매출 채널별 비중 추이와 성장률은1~2차 팬데믹을 거치며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다. 1차 팬데믹(2~3월) 때는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전반적인 성장 추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2차 팬데믹(8~9월) 이후는 가정용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이 기간 동안 가정용 맥주 판매 비중은 71%, 소주 판매 비중은 59%까지 치솟았다.
가정용 채널 수요 회복에 힘입어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6243억원, 영업이익 6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8%, 31.2% 증가했다. 순이익은 322억원으로 24.8% 늘었다.
올 연말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 조정됐으며 정부 차원에서 모임 자제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도 전망과 관련해서 주류업계의 관심은 백신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지 여부다.
가정용 주류 판매 시장이 예년보다 확대된 만큼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이 예년 수준까지 올라와준다면 내년도 실적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업체별로는 카스를 앞세워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55~60%를 차지하는 오비맥주는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 하이트진로에서 출시한 테라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데다 유흥채널에서의 부진으로 올 한해 점유율 하락이 최대 5%까지 낮아졌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오비맥주는 향후 카스 가격인하 정책을 비롯해 오비라거,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 등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유흥채널에서의 매출 회복이 급선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높아진 브랜드 선호도와 내년도 주류 시장 수요 회복 가능성을 감안할 경우 내년에도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경우 올해 3분기 14분기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낸 만큼 신제품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앞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주 시장에서는 주류 사업의 외형 성장 회복이 전제될 경우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참이슬과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등이 내년에도 시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내 한국 소주 판매율 증가도 내년에 주류업체 실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국내 소주 제품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수요가 줄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류 업종의 경우 업소용 매출이 부진했지만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며 가정용 수요가 급증해 이를 상홰했다"며 "가정용 비중은 급격하게 증가하며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역신장하는 유흥 채널 추이와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로나19 완화 시점을 짐작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부 활동 정상화가 다소 늦어지는 것을 가정하더라도 가정용 채널 수요 증가를 통해 유흥 채널 부진을 상쇄할 전망"이라며 "완화 국면에 접어들면 스포츠 경기, 지방 축제 등 야외활동 재개 시 억눌려온 욕구만큼 다시 폭발적인 주류 소비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oj10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