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연쇄 은행 강도 유행, 코로나 때문?

파이낸셜뉴스       2020.12.03 18:45   수정 : 2020.12.03 18: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3번째로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브라질에서 수십명이 떼를 지어 은행을 터는 무장 강도가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조직들이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과거 좌파 진영 대선 후보였던 마리나 실비아는 자신의 트위터에 "크리시우마와 카메타의 범죄로 혼란과 공포가 퍼졌다"며 "보우소나루 정부는 매일 치안을 들먹이더니 지금까지 이런 범죄를 멈추기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지난달 30일 자정 무렵 브라질 남동부 산타카타리나주 크리시우마에서는 복면을 쓴 약 30명의 괴한들이 소총으로 무장한 채 도시 중심에 위치한 국책은행 '방코 도 브라질' 지점에 도착했다. 이들은 밖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던 인부들을 인질로 잡은 뒤 길거리에서 총기를 난사했고 동시에 은행에 침입해 현금을 챙겼다. 강도들은 약 2시간의 대치 끝에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도시를 빠져나갔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현지 당국은 얼마나 도난당했는지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크리시우마 거주자 4명을 체포해 19만달러(약 2억789만원)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브라질 북동부 파라주 카메타에서도 돌격 소총으로 무장한 10여명의 괴한들이 방코 도 브라질 은행 지점을 습격했다. 이들은 크리시우마와 비슷한 수법으로 습격했지만 엉뚱한 금고를 폭파해 빈손으로 도망쳤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총격전에서 지역 주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두 사건은 약 3218㎞ 떨어진 장소에서 하루 사이로 발생했고 두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브라질 비정부기구인 공공안보포럼(BFPS)의 구아라시 밍가르디 범죄 분석가는 이번 강도가 19~20세기 유행하던 강도 수법의 부활이며 이러한 강도가 약 15년 전부터 브라질 북부에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상파울루에서도 25명의 은행 강도가 경찰과 총격전을 벌여 1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브라질 민간 연구소 헤툴리오 바르가스 재단의 하파엘 알카디파니 경영학 교수는 올해 강도에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침체와 통행 제한때문에 범죄 조직과 마약범들의 생계 역시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3일 기준 브라질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643만6650명으로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였다.

알카디파니는 "일단 길거리에 강도질 상대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밍가르디는 과거 조직들이 현금 수송차를 노렸지만 지금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은행 자체를 노린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의 책임이라는 비난도 있다. 알카디파니는 군인 출신의 보우소나루가 군대 출신 인사를 경찰에 많이 영입했지만 정작 경찰의 수사력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SJ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시민이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구실로 총기 제한을 완화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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