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에도 관망세 뚜렷… 매수-매도자 ‘눈치싸움’ 팽팽

      2021.01.24 17:29   수정 : 2021.01.24 17:29기사원문


"호가는 올랐지만 관망하는 분위기에요. 집주인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 같다며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24일 만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5단지의 A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목동아파트를 '태풍의 눈'에 비유했다. 오는 4월 안에 11개 단지들의 정밀 안전진단 결과가 줄줄이 나오면 목동 단지의 전반적인 재건축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목동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와 집주인 간 눈치보기가 팽팽하게 진행 중이다.

■되살아나는 매수세… 절반이 신고가

지난해 9월 9단지가 2차 정밀 안전진단에서 불가 판정을 받으며 급격히 악화됐던 목동 재건축 매수 심리는 최근 회복세가 감지됐다. 새해 들어 거래된 1~14단지 매매 6건 중 3건이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9일 15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해당 지역에서 처음으로 15억원을 넘어섰다. 목동신시가지 13단지 전용면적 122㎡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20억원을 돌파했다.

목동 아파트 단지들은 우수한 학군과 재건축 사업 진행으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는 모두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을 충족하며 초기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양천구청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목동재건축 전담팀을 구성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다만, 양천구청 재건축 전담 지원팀 관계자는 "재건축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사업으로, 지원팀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행정을 지원하자는 취지"라며 "지난해 9단지 안전진단 탈락 이후 단지별로 안전진단을 빨리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용역업체와 기간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망세 뚜렷… "4월까지 기다리자"

재건축 훈풍에도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일대 중개업소들은 아직은 관망세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2월은 새해가 되기 전에 집을 처분하려는 급매도 움직임이 있었지만, 재건축 향방이 4월 내로 결정될 수 있어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소형 평수로만 이뤄진 11단지는 재건축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도를 보류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고객이 집을 보여달라고 해도 약속을 못잡을 정도로 물량이 귀하다"고 말했다.

양천구에 따르면 목동 1·2·3·10·14단지의 1차 안전진단 결과가 2월에 나올 예정이며, 이르면 3월에 5·11·13단지의 2차 정밀안전진단과 8·12단지의 1차 안전진단 결과가 각각 발표된다.
4월엔 4단지의 1차 진단 결과가 나온다. 목동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윤곽이 4월 안에 일차적으로 판가름나는 것이다.


1차 정밀안전진단 검사 결과를 앞둔 목동 한 단지의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집값 때문이 아니라 주차공간 부족, 층간소음 등 노후된 아파트에서 살기 힘들어서 재건축을 원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정부가 규제를 가하고, 집값 상승과 맞물리며 '적폐세력'으로 몰려서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김나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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