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고 포기한 이재용, 경영위기 길어진 삼성
2021.01.25 18:23
수정 : 2021.01.25 18:23기사원문
이 부회장측 변호인은 25일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장 삼성 내부에선 총수 공백에 따른 경영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삼성은 평택 P3 라인에 30조원대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리스크 때문에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에 반도체공장 투자 확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이자 삼성의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기 때문에 삼성도 이에 맞서 공장 증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이미 텍사스 오스틴 등을 거론하면서 삼성이 미국 내 반도체공장 건설에 10조원가량을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또한 총수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삼성을 옥죄는 것은 총수의 공백뿐 아니라 다른 재판들이 연이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재판 절차가 잠시 중단됐으나 지난해 9월 검찰이 기소한 '경영권 불법승계' 관련 재판 1심도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이 재판은 혐의가 복잡하고 다툼의 여지가 많아 최소 3~4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재계와 법조계의 예측이다. 또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와해 사건 상고심' '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 상고심'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항소심' '삼성물산 합병 주식매수청구권 관련 민사 소송', 삼성물산 합병 사건 형사소송 등이 줄지어 열린다.
현재 삼성전자 내부에선 이 부회장의 재판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삼성의 고위층들은 지난 18일 최종 선고가 내려진 이후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재상고 포기와 관련해서도 아직 삼성전자 사내망 등에는 경영진들의 메시지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