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시, 학교 이름에서 워싱턴, 링컨까지 없애
뉴시스
2021.01.28 11:45
수정 : 2021.01.28 11:45기사원문
시 교육위원회 결정에 찬반 양론 빗발쳐 일부 학부모는 " 학생,교직원 의사도 무시한 처사"
이 문제는 27일 자유의 도시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시가 미국의 인종주의 역사를 너무 멀리까지 소급해서 청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등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교육 이사회가 몇 달 동안의 논의 끝에 26일 밤 투표에서 6대1로 시내 모든 학교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되는 학교의 교명을 바꾸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워싱턴이나 토머스 제퍼슨처럼 노예제도나 압박과 관계있는 전 대통령들 외에도 이 명단에는 자연주의자 존 뮤어, 스페인의 후니페로 세라, 미국 독립운동의 영웅인 폴 립어, 미국 국가의 작곡자 프랜시스 스콧 키 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민주당 상원의원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전 시장인 다이앤 페인스타인의 이름을 한 초등학교 이름에서 빼도록 한 것은 논란이 되고 있다. 87세의 이 정치적 선구자는 최근 트럼프대통령의 대법관 에이미 코니 배럿 지명 청문회의 열땐 의회 토론에서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같은 골수 트럼프 지지자를 옹호한 뒤로 분노한 진보주의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페인스타인의 대변인 톰 멘처는 그녀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위원회가 페인스타인의 이름을 삭제 명단에 올린 것은 그녀가 시장이었던 1984년 처음으로 시청 앞에 게양된 남부동맹의 깃발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되었을 때 그것을 새것으로 교체해 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깃발이 두 번째로 끌어내려졌을 때에는 페인스타인도 그것을 다시 새 것으로 걸지는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교육이사회 가브리엘라 로페스 회장은 이에 대해서 "나는 시민들에게 역사는 어떤 방식으로도 지워지거나 취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어쨌든 그런 사람들을 높이 추앙하고 기리는 대신에 과거에 대해서 토론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영입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로페스회장은 이번 결정은 현재 미국을 휩쓸고 있는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의 상황을 볼 때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유치원생과 초등생 등 2명의 자녀를 기르고 있는 아버지 제럴드 캐너패시는 "일부 학교의 이름을 개명하는 것은 특별히 반대하지 않지만, 주민들의 의사도 묻지 않고 너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샌프란 가족"이란 이름의 한 단체도 이번 결정이 '톱-다운' 방식으로 소수가 결정하고 전문가나 학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 시장은 이번 결정이 시기가 좋지 않다며 지난 해 3월부터 모든 학교의 등교가 중지된 상황을 감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는 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등교를 시킬 수 있을지를 의논하고 정신적인 지원과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방법을 제시해 줘야 할 때이다"라고 말한 브리드 시장은 학교문이 다시 열렸을 때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도 들어서 결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학자이며 링컨학자로 헌터 대학 루즈벨트공공정책 연구소 소장인 헤럴드 홀처는 "지나간 역사를 파괴하는 행위는 과도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2백년전의 인물에게 21세기의 도덕기준을 들이대는 위험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에이브람 링컨 고교의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은 링컨 대통령 정부가 아메리컨 원주민을 대한 태도 때문이라며 "하지만 노예제도 폐지에 링컨 보다 더 크게 기여한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링컨은 인종차별 문제에서는 가해자 보다는 노예 해방자로 더 기억되어야 한다고 그는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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