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열풍' 타고 유니클로, 글로벌 의류업계 시총 1위 등극

파이낸셜뉴스       2021.02.17 12:43   수정 : 2021.02.17 14:53기사원문
시총경쟁에서 기존 1위 스페인 자라 제쳐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유니클로'가 시총 경쟁에서 스페인 '자라(ZARA)' 꺾고 세계 의류업계 1위로 올라섰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유니클로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전날 3.06%(3040엔)오른 10만2500 엔으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10만 엔대로 올라섰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패스트리테일링의 시총은 10조8725억 엔(약 114조 원)으로 불어나면서 유럽 증시에 상장된 자라 브랜드가 속한 인디텍스(10조4600억 엔, 15일 종가 기준 약 817억 유로)를 최초로 넘어섰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이 올초 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의류의 영역에서 세계 1위에 손이 닿는 위치까지 오게 됐다"고 선언한 것이 그대로 실현된 것이다.

다만, 매출면에서는 아직은 세계 3위다. 최근의 결산 매출을 보면 스페인 인디텍스는 올해 1월 기준 전년도 매출이 282억 유로(약 3조5000억엔), 스웨덴의 H&M(에이치앤엠)은 지난해 11월 기준 1870억 크로네(약 2조3000억 엔),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해 8월 기준 약 2조 엔으로 세계 3위다. 1위와 격차가 1조5000억엔이나 나는 상황이다.



갈길은 멀지만, 글로벌 패션업계 시총 경쟁에서 1위 달성은 성장성에 대한 높은 기대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세계적인 재택근무 열풍이 유니클로에 큰 호재였다. 고가의 외출복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평상복, 실내복을 강점으로 하는 유니클로의 수요는 견고하게 유지됐다.

중화권 공략도 주효했다. 전세계 유니클로 매장 2298곳(지난해 11월 기준)가운데 60%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것도 약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코로나 충격에서 가장 빨리 회복한 중국 내 매장은 791곳이나 된다. 일본(815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8월 기준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의 영업이익률은 14.4%로 일본(13%)을 웃돌 정도로 시장성이 높다.
반면, 자라가 속한 스페인 인디텍스는 대규모 도시 봉쇄, 휴업 등이 잇따른 유럽과 미주 지역에 매장의 70%를 두고 있다.

특히, 온라인 판매 활성화, 미국 구글 등과 협업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 체제 등도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닛케이는 인디텍스가 지난해 10월 베이징 시내에 대규모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여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이 향후 양사 시총 경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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