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日에 뚜렷한 '화해 손짓'...새 제안은 없어
파이낸셜뉴스
2021.03.01 16:46
수정 : 2021.03.01 16:52기사원문
'교착 상태'인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 강조에 초점
전년과 비교해 대일 메시지에 많은 부분 할애
위안부 문제 및 강제 징용 등 직접 언급 피해
관계 복원 매개체로 '도쿄 올림픽' 등 꼽아
다만, 관계 개선위한 새로운 제안은 없어
북한 비중 줄어...현실적 어려움 반영된 듯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3·1절 기념사'는 취임 후 연설 중 가장 뚜렷한 대일(對日) 화해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의 과거사 문제와 미래 협력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기존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양국간 관계 복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새삼 중요해진 주변국과의 '연대와 협력',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한·미·일 공조'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메시지 톤...새 제안은 없어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며 대화의 문도 열어 두었다.
지난 3차례의 '3·1절 기념사'에서 발신한 대일 메시지와는 사뭇 달라진 톤이다.
문 대통령은 2018년에는 "전쟁 시기 반인륜적 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며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2019년에는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일침을 가했다. 지난해에는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유화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대일 메시지 비중 자체가 매우 적었다.
문 대통령은 올해들어 수차례 한·일 관계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해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는 신년사에선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주일대사에 4선 국회의원 출신이자 '지일파'인 강창일 전 의원을 전격 기용해 돌파구 마련을 꾀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위안부 판결 문제가 더해져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2015년도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부 공식적인 합의다", "강제집행 방식의 현금화는 한일 양국에 바람직하지 않다" 등 유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월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도 '한·일관계 정상화 노력'을 언급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현재 상황을 설명한 뒤 "한·일간에는 협력이 필요하고, 한·미·일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에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당에서도 지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일관계 개선의 매개체로는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등 코로나 극복 협력과 도쿄올림픽 성공 협력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언급했던 내용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제안은 아니라는 평가다.
■북한 언급은 단 '2번'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기념사에서 대북 메시지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게 줄였다. '코로나', '일본'이라는 단어는 각각 16번, 7번 언급됐지만, '북한'이라는 단어는 단 2번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도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시작으로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고 교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만 했다.
현실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고, 미 바이든 행정부와 '포괄적 대북전략'을 함께 마련키로 한 만큼 독자적인 제안 등을 내놓기가 녹록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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