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떼고, 페트병 무게 줄이고… 생수 트렌드는 친환경
파이낸셜뉴스
2021.03.03 16:49
수정 : 2021.03.03 16:49기사원문
생수업계 '무라벨 페트병' 출시
제주삼다수 플라스틱 절감 착수
롯데칠성음료 무라벨 이끌어
농심 플라스틱 사용량 13% 줄여
생수업계에 라벨(상표띠)이 없는 무라벨 투명 페트병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이 의무화 되면서 소비자들이 일일이 라벨을 떼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까지 강화할 수 있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생수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삼다수는 지난달 친환경 경영비전을 선포했다.
오는 6월 무라벨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재생 페트 사용, 바이오 페트 개발 연구 등 2030년까지 플라스틱 50% 절감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 구축에 착수했다.
시장 2위인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는 이미 지난해 국내 최초로 무라벨 생수인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1.5L 제품을 시작으로 6월 500mL와 2L 제품이 추가로 나오면서 국내 무라벨 생수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시스 에코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1010만개가 판매됐다. 판매된 수량 만큼 페트병 몸체의 라벨 포장재가 덜 사용된 셈으로, 총 6.8t의 포장재 폐기물 발생량이 줄어들었다. 절감된 라벨을 가로로 이어 붙이면 총 3020㎞로, 서울~부산을 약 9번 이동할 수 있는 길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비자의 호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판매채널 확대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위인 농심 백산수도 오는 5월 라벨 없는 백산수를 출시하고, 페트병 경량화를 추진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동참한다. 농심은 무라벨 백산수로 연간 약 40t의 라벨용 필름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은 무라벨 백산수를 2L와 0.5L 제품에 우선 적용해 가정배송과 온라인몰에서 판매한다.
농심은 페트병 경량화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2019년 12월 백산수 0.5L 제품의 경량화를 추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3.5% 줄인 바 있다. 오는 6월부터는 2L 제품도 경량화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이 기존 대비 440t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음료도 '석수'의 무라벨 제품을 선보인다. 이달 중순부터 CU를 비롯한 편의점과 소셜 커머스 등 온라인몰에 무라벨 생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2·4분기부터는 생수 페트(PET) 생산량의 50% 이상을 무라벨 제품으로 전환키로 했다. 향후에는 묶음판매 제품 전 물량을 무라벨로 변경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2013년 환경부와 체결한 '생수병 경량화 실천 협약'에 따라 석수 페트병을 경량화해 연간 570t의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해오고 있다.
탄산수도 무라벨에 동참 중이다. 코카콜라는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 제품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씨그램 450mL 제품 외에도 씨그램 전체 페트 제품의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연간 445t의 플라스틱 절감이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라벨 생수는 자신의 소비를 통해 철학이나 성향을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out)' 소비가 늘어나는 요즘 시대와 잘 맞아떨어진 제품"이라며 "기업도 친환경 행보 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만큼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환경부와 10개 주요 먹는샘물 제조·판매업체가 협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전체 생산량의 20%를 무라벨로 하겠다고 밝힌 만큼 무라벨 생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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