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로블록스 상장효과? 네이버쇼핑·제페토 몸값 더 뛴다
2021.03.17 17:46
수정 : 2021.03.17 17:46기사원문
네이버가 '제2의 라인'으로 키우는 사업도 쿠팡, 로블록스 등과 경쟁하는 전자상거래(e커머스)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글로벌에서 통하는 서비스'를 기치로 내걸고,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임직원 성과 보상을 통한 인재 경영에 본격 나섰다.
■2021, 글로벌을 향한 또 다른 시작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한 쿠팡과 로블록스가 각각 시가총액 100조원과 50조원을 달성하면서, '스마트스토어' 등 네이버 쇼핑과 네이버제트 VR·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의 글로벌 경쟁력도 재평가 받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가 앞당긴 전 세계 비대면 경제·여가활동 핵심 분야로 e커머스와 메타버스가 각광 받으면서다. 네이버 역시 지난 2016년 자회사 라인을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한 뒤 야후재팬과의 경영통합을 비롯해 글로벌 이용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올해는 네이버 글로벌 경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는 글로벌을 향한 네이버의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 강조하고, 이해진 GIO가 지난 11일 '글로벌 사업 전략'을 사내에 공유하면서 "현재 매출의 25% 수준인 R&D 투자를 장기적으로 30%까지 늘리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GIO는 또 오는 24일 주주총회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글로벌 사업을 뒷받침하는 임직원 성과 보상 방안도 구체화해 인재 경영을 굳건히 할 방침이다.
이 GIO는 사내 e메일을 통해 "(사외이사 등 이사회에) 글로벌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이해를 구하고 거기에 따르는 보상에 대한 문제를 상의할 계획"이라며 "사외이사들의 이해를 잘 이끌어낼 수 있으면 진행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좋은 사업 없이 좋은 보상이 이뤄질리 없고, 좋은 보상 없이 좋은 사업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라인 커머스-제페토로 해외 공략
네이버가 글로벌 신규 투자 및 M&A, R&D 투자 확대와 인재경영을 바탕으로 전개할 글로벌 사업은 e커머스와 메타버스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가 경영통합을 완료한 만큼, 올 상반기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을 일본 e커머스 시장에 선보인다. 이와 관련 동대문 패션업체를 겨냥한 스마트물류 솔루션도 출시, 동대문 패션업체들이 일본에 상품을 팔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다. 또 Z홀딩스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라인' 기반 소셜커머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라인 친구에게 선물을 보내는 '라인기프트' △친구들과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공동구매' △라이브 e커머스 등도 준비 중이다.
로블록스와 메타버스 경쟁구도를 형성한 제페토도 네이버 글로벌 경영 핵심으로 꼽힌다. 전 세계 글로벌 가입자 수가 약 2억명을 돌파한 제페토는 로블록스와 마찬가지로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킬러 콘텐츠'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잇달아 자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아이템을 제페토에서 출시하고, 빅히트·YG·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도 제페토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을 만나고 있어 시장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는 올해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올 상반기 국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e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중소상공인(SME)도 네이버 기술로 글로벌 비즈니스까지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와 S&P 신용평가에서 각각 'A3'와 'A-' 등급을 획득했다. 무디스와 S&P는 네이버 등급 전망에 대해서도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네이버가 검색과 e커머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국 인터넷 산업을 선도하고 있으며, 경영통합을 완료한 라인과 야후재팬 시너지 또한 신용과 수익성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S&P 역시 네이버가 사용자들에게 끊김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검색, e커머스, 간편결제, 풀필먼트 등에 대해 꾸준히 투자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