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급망 압박 심화...수에즈운하 화물선 좌초 후폭풍
파이낸셜뉴스
2021.03.25 04:33
수정 : 2021.03.25 04: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수에즈 운하 뱃길이 막히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국제 공급망이 더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수에즈운하가 좌초된 화물선으로 인해 막히면서 국제물류 지연과 비용 상승 압박이 더 높아지게 됐다고 전했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수에즈 운하가 막혀 물류가 잠깐이라도 차질을 빚으면 업계 전반에 미치는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복구에 수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상황은 비관적이다.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운하 가동 중단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공급망이 원활하지 못해 전세계가 반도체 대란 등 공급망 차질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수에즈운하는 아시아와 유럽간 교역 운송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컨테이너 화물선부터 석유·천연가스 수송선 등 주요 상품과 원자재가 움직이는 핵심 해상교통로다.
수에즈운하청(SCA)에 따르면 지난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선박 수는 1만9000대에 이른다.
덴마크 해운 컨설팅업체 시인텔리전스컨설팅 최고경영자(CEO) 라스 옌슨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선이 매주 약 30개씩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면서 컨테이너 수는 주당 38만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물선이 가득차 있다고 가정하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하루 5만5000개 컨테이너가 이동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옌슨은 이때문에 수에즈 운하 정상화에 이틀이 걸린다고 해도 11만개 컨테이너 운송이 지연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1주일 뒤에는 유럽 항만이 대규모 적체를 보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수에즈 운하는 에너지 산업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전세계 해상 석유의 약 10%가 이곳을 통해 운반된다.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날 유조선 수십척의 발이 묶였다.
이는 곧바로 유가를 끌어올려 국제유가가 이날 3% 넘게 급등했다.
해상운임비 상승도 예상된다.
클락슨플라토 증권은 수에즈 운하 정상화에 수일이 걸릴 경우 이미 사상최고 수준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운임, 또 태평양 항로 전반에 걸친 화물운임이 더 뛸 것으로 예상했다.
클락슨플라토는 운항 차질에 따른 운임 상승 효과가 오래 가지는 않겠지만 여유분이 없는 화물선사들의 운송 능력과 전세계 각 항만의 적체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 컨테이너 임대·매수 중개업체인 컨테이너익스체인지의 공동 CEO 요하네스 슐링마이어는 지난 석달간 2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치솟은 컨테이너 임대비용이 수에즈 운하 가동 차질로 더 뛸 것으로 전망했다.
수에즈 운하 정체는 또 전세계 반도체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반도체 공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대부분 항공편으로 운송되지만 반도체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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