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개통 첫날 지하철 5호선 '하남선'…직접 타보니
뉴시스
2021.03.27 16:23
수정 : 2021.03.27 16:23기사원문
일부 시민들 소풍 온 듯 서로 사진 찍어주며 차분 열차 내에선 다음역 안내 실수 해프닝에도 승객들 느긋 하남 검단산역에서 강남역까지 50분이면 진입 가능
역사로 내려가는 진·출입구에는 ‘하남선 전 구간 개통’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주말 이른 새벽이지만 꽤 많은 시민들이 역사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윙”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역사로 내려가자 넓은 광장이 펼쳐졌다.
광장에는 20여 명의 시민들이 처음 개방된 역사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있었고, 한 일행은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개찰구 기계에 교통카드를 대자 “삑” 소리와 함께 요금이 눈에 들어온다. 1250원. 청소년은 720원, 어린이는 450원이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일부 시민들은 이곳에서도 소풍이라도 온 듯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열차를 기다렸다.
이내 8량짜리 열차가 도착하고 시민들은 완전 개통된 하남선에 ‘처음’ 몸을 실었다.
열차는 상행선 다음 역인 하남시청역으로 향했다. 열차의 표정속도(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속도)는 시속 40㎞.
열차 안에서도 시민들은 연신 사진을 찍어댔고 아버지와 함께 탄 한 아이는 신기한 듯 열차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휴대전화로 열차 내부를 녹화했다.
열차에 오르고 3분이 지날 무렵 다음 역인 하남시청역에 도착했다. 열차는 약 15초 동안 시민들을 내리고 태운 뒤 다음 역인 풍산역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1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열차 안 시민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한 시민이 “아니 왜 풍산역을 건너뛰고 바로 미사역으로 가는 거예요?”라며 당황한 듯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이들도 “어 그러네. 이거 어떻게 된 거야”라며 열차 내 LED 안내판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LED 안내판에는 다음 역이 풍산역이 아닌 미사역이 적혀있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열차 내 모든 시민들이 숨죽여 어디일지 모르는 다음 역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이내 도착한 다음 역은 바로 풍산역. LED 안내판이 다음 역을 잘 못 안내해 준 단순 해프닝이었다. 시민들은 개통 첫날이니 그럴 수도 있다며 웃어넘겼다.
열차는 풍산역을 지나 하남지역 마지막 역인 미사역에 도착했다. 검단산역에서 하남시청역과 풍산역을 지나 미사역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분이었다.
앞서 오전 5시부터는 지하철 5호선 ‘하남선’ 2단계 구간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첫 열차 승차 체험 행사’가 열렸다.
개통식을 대신한 이날 행사에는 김상호 하남시장을 비롯해 최종윤 국회의원, 방미숙 시의회 의장, 시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와 시민들이 함께 했다.
지하철에 첫 탑승한 신장동의 한 주민은 “정말 오랫동안 원도심에 지하철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려 왔다”며 “원도심의 첫 지하철이 운행하면 제일 먼저 타려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남선’ 개통을 함께 하기 위해 멀리 김포시의 한 가족도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김 시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아이들이 지하철 개통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해 함께 오게 됐다”라고 방문 이유를 전했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시민들에게 “예상보다 늦은 개통으로 인해 불편하셨음에도 인내해 주신 원도심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남은 지하철 3·9호선·위례신사선·GTX-D 모두 차질 없이 추진해, 2030년까지 ‘5철(5개 철도)시대’를 열겠다”라고 밝혔다.
‘하남선’은 기존 5호선 종착역인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역에서부터 강일역, 미사역, 하남풍산역, 하남시청(덕풍·신장) 역, 하남 검단산역까지 총 7.7㎞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2015년 착공했으며, 총 사업비는 9810억 원으로 이 중 시비는 833억이 투입됐다.
하남 검단산역에서 서울 상일동까지 12분이면 닿을 수 있고, 천호역 환승 시 잠실역까지 30분 이내, 강남역까지는 50분 이내 진입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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