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불신 언급한 文 "맞고 있는 매, 매우 아프다"

파이낸셜뉴스       2021.03.29 19:37   수정 : 2021.03.29 19:37기사원문
여당도 '민심 의식' 잇따라 사과
이낙연 "통렬히 반성하고 혁신"
김태년 "집값 못잡아 죄송하다"
LTV·DTI 규제 완화 카드 꺼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에 사과하는 등 잇따라 몸을 낮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여파로 민심이반이 가속화되고, 9일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선거도 불안감이 커지면서 여권 전체가 읍소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부동산 정책만큼은 국민들로부터 엄혹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매도 매우 아프다"고 밝혔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자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을 우리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평가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줄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안정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민심을 달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직접적 사과와 대출규제 완화 등도 언급됐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집권여당으로서 부동산 문제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LH 사태로 정부와 민주당에 화가 나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5일 SNS에서 "잘못은 통렬히 반성하고 혁신하며 미래를 다부지게 개척하겠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한 바 있지만, 여당 회의에서 부동산대책 실패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의 목소리가 나온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 최고위원은 "집값을 잡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정책도 정책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정부·여당의 잘못된 자세와 태도였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폭등에 대해 '우리 정책이 옳다' '특정 지역 일시적 문제'라는 식으로 대응해왔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하루하루 절망적 상황이 펼쳐지는데 '우리는 잘못 없다'는 식으로 똑똑한 척만 했다. 이런 오만과 무감각이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국민이 우리에게 분노하는 건 여당답지 않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정책 아쉬움과 광역단체장들의 성희롱 등 잘못과 무능에 진솔하지 못했다. 변명과 회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며 "우리가 잘못한 부분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용서도 구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26회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누적된 국민의 불만이 LH 사태를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서울·부산시장 선거 참패 위기감이 여권 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향한 여권의 잇단 의혹 제기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여권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읍소'를 통한 동정론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민심 악화가 심상치 않자 그동안 대출규제 완화에 신중론을 이어오던 민주당은 LTV·DTI 규제 완화 카드까지 꺼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시장 안정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행 장기무주택자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지원되는 각종 혜택의 범위 및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우대 혜택을 현재보다 높일 예정이고, 소득기준이나 주택 실거래가 기준 등도 현실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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