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왜 스니커즈 리셀샵을 열까?
뉴시스
2021.04.08 10:05
수정 : 2021.04.08 10:05기사원문
롯데·현대·갤러리아 리셀샵 선보여 스니커즈에 열광하는 MZ세대 공략 돈 잘 쓰는 세대 오프라인 매장 유인
그러자 백화점은 이들이 열광하는 운동화만 따로 모아놓은 전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스니커즈 리셀샵은 한정판 운동화 등을 원래 가격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곳이다. 수십만원짜리 제품은 흔하고, 수백만원짜리도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리셀샵의 목적은 신발을 파는 게 아니다. 이 신발들을 구경하러 백화점에 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가장 먼저 스니커즈 리셀샵을 들여놓은 건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점을 MZ세대 공략 거점으로 삼으면서 지난해 말 리셀샵 '아웃 오브 스탁'(Out of Stock)을 선보였다. 이어 현대백화점이 지난 2월 더현대서울에 번개장터와 협업해 '브그즈트 랩'(BGZT Lab)이라는 리셀샵을 들여놨고, 갤러리아백화점도 이달 '스태디움 굿즈'(Stadium Goods)라는 미국 스니커즈 리셀샵을 선보였다.
직장인 김우리(35)씨는 올해 초 뉴발란스가 한정판으로 내놓은 '327' 스니커즈가 품절되자 롯데백화점 아웃오브스탁에서 이 제품을 샀다. 원래 가격은 10만원대였는데, 4만원 정도를 더 주고 구매했다. 김씨는 "품절되기 전에 못 산 건 아쉽지만, 이정도 가격이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일부 스니커즈 마니아의 문화였던 게 MZ세대 키워드가 된 건 힙합 음악의 득세와 관련이 있다. 힙합 뮤지션의 플렉스(flex·구하기 어려운 신발이나 옷, 차 등을 자랑하는 것)에 MZ세대가 열광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신는 신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소량만 판매되는 한정판의 경우 적게는 10~20% 많게는 10~20배까지 웃돈을 받고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스니커즈가 재테크 수단이 된 것도 영향을 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니커즈 리셀은 이전까지 인터넷을 통해 개인과 개인 간에 이뤄졌기 때문에 짝퉁 구매 등 사기 위험이 있었다"며 "백화점에 리셀샵이 들어오게 되면서 사기당할 위험 없이, 내가 원하는 신발을 직접 보고, 충분히 고민한 뒤에 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유통·패션 업계는 한정판 스니커즈와 리셀 문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리셀샵을 열기 전부터 업계 최초로 다양한 한정판 스니커즈 행사를 기획해 MZ세대를 끌어들이는 데 재미를 봤다. 2019년 1월 선착순 한정 판매한 오프화이트·컨버스 합작 운동화 '척테일러70'은 세 시간 만에 완판됐고, 같은 해 12월에 판매한 'JW앤더슨·컨버스'의 '런스타하이크' 스니커즈는 판매 시작 8시간만에 1000족이 팔렸다. 판매 당시 10만원대였던 이 제품들은 현재 3~4배 가격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매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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