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미룬 도장 찍어달라" 대치은마·잠실주공 들썩
2021.04.08 18:18
수정 : 2021.04.09 18:02기사원문
재개발·재건축 규제의 전면 완화를 4·17 보궐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돌아오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10년째 안 찍은 도장 이제 찍어라"
8일 둘러본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들은 "사실상 서울시가 정비계획 다 만들어 놓고 집값 때문에 도장 안 찍어줬는데 오늘이라도 당장 도계위를 열어서 추진하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잠실5단지를 포함해 대치 은마, 대치 미도, 여의도 시범 등 오 시장이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직접 규제완화를 거론한 단지들은 환영 일색이다. 정복문 위원장은 "첫날부터 일하는 날이라고 했던 오 시장이 잠실5단지 도계위 수권소위만 열어주면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비계획이 통과돼야 조합 설립 등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은마아파트도 같은 입장이다. 은마아파트 이정돈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전임 시장 재임 시절에 아주 꼼꼼한 협의를 통해 다 따져서 나온 계획"이라며 "임대도 당초 6000가구 중 200가구가 들어가는 걸 800가구까지 늘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다 따져보고 이상이 없는 데도 집값이 오른다고 갖고만 있던 계획안이니 바로 통과시킬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는 2017년 12월 기존 49층 정비계획안을 35층으로 수정해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했으나 보류 결정을 받은 이후 재심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이 나와야 정비계획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여의도와 압구정 일대도 환영 일색이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는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돼야 정비계획에 들어갈 수 있다. 그중에서도 50년 된 시범아파트는 아주 시급한 상황"이라며 "지구단위 계획을 8~9월까지는 끝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 시장 온다' 신고가 랠리
보궐선거 과정에서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되면서 강남 재건축 집값은 탄력을 받고 있다.
잠실5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매입 즉시 입주해야 하는 조건에도 최근 신고가를 지속적으로 경신하고 있다. 1년 전 18억원대 중반대에 거래되던 잠실5단지 전용 112㎡는 올 들어 재건축 기대감으로 20억원대에 손바뀜됐다. 한달 전에는 24억33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잠실5단지 A공인은 "5월까지 팔아야 하는 전세 매물들까지 다 들어가고 있다. 오름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지난주에 24억4000만원에 거래가 됐고 나오는 매물들도 25억원 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 76.79㎡는 지난달 2일 신고가인 2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신고가 경신이 시작됐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