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인' 김태현 사이코패스 검사.."계획된 사과, 진정성 없어"
파이낸셜뉴스
2021.04.11 11:00
수정 : 2021.04.11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4명이 김태현을 조사하며 얻은 진술과 그의 범행 방식 등을 토대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분석 중이다.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경찰은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체크리스트(PCL-R)를 갖고 있다.
총 20개 문항으로 이뤄진 이 리스트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인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문항당 0∼2점으로, 총점은 0∼40점이다. 피의자가 문항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아니다'는 0점, '약간 그렇다'는 1점, '그렇다'는 2점을 받게 된다. 총점이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아동 성범죄자인 조두순은 29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춘재 등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찰은 김태현의 사이코패스 분석 결과를 검찰에도 제공하기로 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 아냐"
전문가들은 김태현이 지난 9일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 '계획된 것',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임준태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김태현이 미리 준비된 원고를 차분하게 읽는 듯한 표정을 보면서 이건 아마 진정한 사과나 사죄의 태도는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앞서 김태현은 포토라인에서 처음 얼굴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현은 경찰을 향해 "잠깐만 팔을 좀 놔주시겠어요?"라고 요구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김태현은 '마스크를 벗어줄 수 있냐'는 취재진 요청에 스스로 마스크를 벗어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통상의 범죄자들은 반성이나 걱정 때문에 포토라인에 서게 되면 고개를 수그리거나 말을 잘 잇지 못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김태현은) 지금까지 경험한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가지고는 도저히 분석이 안 되는 특이한 패턴의 범죄자"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김태현과 조주빈이 모습이 겹쳐 보인다"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부터는 좀 모습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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