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ESG경영 속도…여전히 뒷짐진 기업도
뉴시스
2021.04.14 11:07
수정 : 2021.04.14 11:07기사원문
ESG 위원회 설립은 물론 여성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 해태제과식품·오뚜기, 등기·미등기 임원 중 여성 전무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품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이사 직속 ESG 위원회 설립은 물론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맞춰 여성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식품업계의 ESG 경영 확산은 제품을 소비하는 주 고객층이 여성이라는 점과 코로나19 이후 미닝아웃(meaning과 coming out의 합성어)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품기업들의 화두는 ESG 경영이다. 소비자들이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신념을 알리는 경향이 짙어지자 기업들도 환경보호, 사회공헌, 지배구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에 '지속가능경영 위원회'를 신설했다. 지속가능경영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최은석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4인 등 총 5인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사항을 발굴·파악한다. 또 지속가능경영 전략과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와 관련된 성과와 개선방안을 검토·승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아울러 자원 재활용과 생분해 기술 개발, 인권경영 추진과 인적 다양성을 고려한 조직문화 조성, 지속가능한 공급망 체계 구축, 선제적 법·윤리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다룰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이광범 대표이사를 주축으로 구성된 ESG 추진 위원회를 출범했다. ESG 추진 위원회는 향후 '친환경 Green 경영' 추진과 함께 아동 및 산모를 비롯해 취약계층들을 위한 기존 사회 공헌 활동 강화, 대리점 지원 정책을 유지 및 확대 등을 담당한다.
ESG 추진 위원회는 친환경 용기 사용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플라스틱 배출량을 20% 이상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종적으로 2050년까지는 전 제품 플라스틱 사용 제로를 목표로 삼았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산하에 ESG·감사·보상·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ESG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신설된 ESG위원회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지속가능경영전략을 수립·평가하는 ESG 전담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역할을 담당한다. 위원장은 김정수 총괄사장이 맡았다.
이와함께 삼양식품 노사는 SG경영 실천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식을 통해 ESG에 대한 책임의식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노사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및 저탄소 경제 전환 추진 ▲사회공헌 지속 추진 및 확대 ▲건전한 노사문화 확립 ▲윤리, 준법경영을 통한 투명한 기업문화 이룩 등을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함께 실천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맞춰 올해 초 여성 인재 확보에 나선 식품기업들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김소영 AN사업본부장(부사장 대우)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CJ제일제당 첫 여성 사내이사로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김 사내이사는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내부 임원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부 영입이 아닌 여성 임원 사내이사 선임은 드문 사례로 꼽힌다.
김 사내이사 선임은 'ESG경영'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다우존스지속가능성지수 등 국내외 주요 ESG 평가기관이 이사회 다양성 확대를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달 주총에서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교수는 1974년생으로 농심의 등기임원, 미등기임원 중 유일한 여성이다. 임기는 3년이다.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은 여성 등기임원을 두고 있는 풀무원은 올해도 조화준, 이경미, 심수옥 등 3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운영키로 했다. 풀무원은 25명의 임원 중 등기임원은 11명, 미등기 임원은 14명이 있다.
다수의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이 있지만 여성을 찾아볼 수 없는 식품기업도 있다. 해태제과식품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7명의 등기임원과 6명의 미등기임원 모두 남자로 구성돼 있다. 오뚜기는 4명의 등기임원과 9명의 미등기인원 모두 남자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ESG 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친환경 요소를 더한 제품 출시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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