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도 안착…왕조 시절 가까워지는 삼성 마운드

뉴스1       2021.05.02 11:34   수정 : 2021.05.02 11:34기사원문

삼성 투수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양창섭(22·삼성 라이온즈)의 안착으로 한층 견고해진 삼성 마운드가 KBO리그를 호령했던 왕조 시절을 닮아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 1일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8-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삼성은 리그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했다.

이날 승리는 삼성에 의미가 크다. 삼성은 현재 5선발의 주인이 없다. 부상으로 빠진 최채흥 대신 이승민이 투입됐지만 지난달 26일 말소되면서 다시 공석이 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최채흥은 아직 구위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1군 등록이 유보됐다.

이런 이유로 허삼영 삼성 감독은 5선발이 등판할 차례인 1일 경기를 '불펜 데이'로 지정했다. 걱정이 많았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첫 번째 투수로 나온 김윤수가 1⅓이닝만 소화한 채 어깨 통증으로 강판된 것. 예기치 못한 부상 이탈에 삼성의 플랜도 꼬였다.

하지만 난세의 영웅이 삼성을 구했다. 주인공은 바로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양창섭이었다.

1사 1, 3루 위기 상황에서 긴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양창섭은 오지환과 김현수를 잡아내고 실점없이 위기를 막았다.

위기관리능력도 돋보였다. 양창섭은 3회 시작과 함께 3타자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천웅과 유강남은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정주현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 문보경을 2루에서 포스아웃시키며 실점없이 위기를 넘기는 저력을 보였다.

위기는 거기까지였다. 4회와 5회 모두 주자를 내보냈지만 병살타를 이끌어내고 손쉽게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올라온 양창섭은 아웃카운트 2개를 책임지고 마운드를 임현준에게 넘겼다.

4⅓이닝 무실점. 기대이상의 피칭으로 자칫 초반 넘어갈 뻔한 경기의 중심을 잡아준 양창섭은 타선이 불타오르면서 935일만에 승리를 맛보는 겹경사를 누렸다.

시즌 초반 한 차례 2군에 다녀온 뒤 등판한 3경기에서 안정된 투구를 펼친 양창섭은 1일 경기를 통해 향후 선발투수로도 충분히 긴 이닝을 소화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대체 선발 고민을 안고 있던 허 감독도 양창섭의 호투에 행복한 고민을 안게 됐다.


삼성 상승세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마운드도 더욱 견고해졌다. 1일 현재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선발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선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양창섭이 1군 마운드에 안착했고, 이제 최채흥까지 합류한다면 삼성 마운드는 왕조 시절 부럽지 않은 위용을 자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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