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큰손 떠오른 중견건설사, 재계 순위도 흔든다
파이낸셜뉴스
2021.06.06 18:17
수정 : 2021.06.06 18:17기사원문
주택경기 호황에 투자자금 확보
중흥건설,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성사땐 재계 서열 21위로 뛰어
동부·호반건설도 사업영역 확장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이번 주 희망 의사를 밝힌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KDB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호실적을 내고 있는 대우건설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자 인수 희망자들이 몰리는 건 변수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여러 인수 희망자가 나타남에 따라 제한적 경쟁입찰 형태로 매각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을 계속해왔던 중흥건설이 외연 확대를 위해 M&A를 고려 중인데, 특히 해외 사업 경험이 없다 보니 대우건설은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가격이 더 올라갈 수도 있고, 해당 비용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할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과 호반건설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목표로 올해 M&A에 뛰어들었다. 우선 동부건설은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4월 15일 한진중공업 주식 66.85%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산은 등 주주협의회와 체결했다. 현재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의 기업 실사를 진행 중이며, 기업결합 승인과 방위사업 등에 대한 주무관청 승인과 잔금 지급 등의 절차를 8월께 완료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조선 및 건설업 분야와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가 같은 건설업을 영위하지만 동부건설이 서울·수도권, 한진중공업이 경남 지역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고 있다.
호반건설을 주축으로 한 호반그룹의 경우 지난달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 인수를 완료하고, 신재생에너지와 광통신 등 사업 확대로 그룹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특히,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은 활발한 M&A 효과로 지난 10년간 재무제표 기준 기업 총자산 규모를 3813억원에서 5조4148억원으로 성장시키는 등 인수합병 시장의 단골로 꼽히고 있다. 또 건설업이 주력인 아이에스(IS)동서도 지난해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을 인수하며 친환경에너지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처럼 중견건설사들이 M&A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건설경기 활황으로 투자 자금을 마련한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사가 새로운 사업을 진출하거나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할 때 가장 손쉬운 전략이 M&A"라며 "이미 특정 사업이나 해외 사업에서 자리 잡은 기업을 인수해 안정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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