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편한 업무만 찾고 이건 아냐.. 채증 드립 그만"
파이낸셜뉴스
2021.06.10 10:24
수정 : 2021.06.10 11:17기사원문
현직 남경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최근 주취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남경과 달리 여경은 구경만 했다는 주장에 대한 경찰청 측 해명을 반박하며 여경 비판에 나섰다.
이번 논란은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며칠 전 여경, 구경하는 시민인 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글 작성자는 “얼마 전 주취자 제압”이라며 “얘기만 들었지 실제 보니 참 가관이더라. 남경 3명 더 와서 수갑 채우고 끝났다”고 밝히면서 당시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여경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자 경찰청 측은 "2인 1조로 구성된 경우 한 명은 직접 대응하고 다른 한 명은 현장 상황의 증거를 남기도록 매뉴얼이 정해져 있다"며 "두 경찰은 대응 매뉴얼대로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경이 현장에서 상대를 제압하고 여경은 촬영하라는 등 남녀 성별을 구분해서 매뉴얼이 정해진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찰청 입장에 현직 남경으로 보이는 네티즌 A씨는 지난 9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우분들 채증 드립 좀 그만”이라는 제목의 반박글을 올렸다.
A씨는 “자꾸 채증, 채증거리는데 사우분들 주임님이 채증하랬다고 진짜 저렇게 아버지뻘 주임이 옷 뜯겨 나가고 일반 시민들 지켜보는데 채증하고 있을거야?”라며 “얼 타는 실습생들조차도 그런 사람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고 얘기한다면 경찰학교, 경찰교육원, 경찰대학 다시 갔다오길 바란다”면서 “경찰 기초 교육을 받을 때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이 범죄발생시 위해 요소 제거, 진압이지 수사 등 채증이 아니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또한 “이건 비단 저 여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우들은 ‘경찰의 업무가 꼭 힘을 쓰는 게 아니고 많은 기능에서 여경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얘기한다”며 “여경들이 다양한 기능에서 활약해? 경무, 여청(여성청소년), 생안(생활안전), 교통민원실, 관리반 말고 어디서 활약하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아울러 “경찰의 꽃 수사? 내근인데다가 수사는 해보고 싶다고 들어가서 1년 만에 즙 짜거나 육아휴직 쓰고 사건 무더기로 똥만 남겨 놓고 나가는 경제팀?”이라며 “수배자 잡혀도 체포영장 집행하러 잠복 출장가도 남자 직원만 가는 사이버팀? 첩보는 다 남자직원이 물어보고 보이스피싱 등 긴급하게 구속영장 신청해도 주말에 일 있다며 안 나오는 지능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지켜만 봐왔는데 더 이상 이건 아니다”라며 “여경분들, 당신들이 편한 업무만 찾고 배려 받고 싶어할수록 스스로 경찰관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반박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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