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불 끄는게 더 힘들다?...테슬라 차량에 물 10만L 부었다
파이낸셜뉴스
2021.06.22 06:35
수정 : 2021.06.22 06: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기차에 불 나면 불 끄는 것도 더 오래 걸리는 걸까. 미국 소방관들이 전기차 화재를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전기차 화재에는 더 많은 시간과 인력, 물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2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 오후 9시 30분께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테슬라 모델 S’ 전기차에 불이 붙었다.
전기차를 완전히 진화하는 데 소방관 8명이 투입돼 7시간이 걸렸다. 사용된 물은 10만ℓ에 달한다.
이는 담당 소방서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달 동안 쓰는 양이고, 미국의 평균적인 가정에서는 약 2년 동안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내연기관 차량 한 대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는 보통 1100ℓ가 필요하다. 전기차에서 난 불을 진화하는 데 100배 가까운 물이 드는 셈이다.
진화를 담당한 소방서장 팔머 벅은 “고속도로에서 이 많은 물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악몽”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 진압이 어려운 까닭은 전기차 배터리에는 많은 에너지가 저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2018년 5월에 ‘테슬라 모델 S 2014년식' 전기차 화재를 진압한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시의 소방서장 스티븐 골란은 “테슬라 매뉴얼에는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한다고만 나와 있을 뿐, 배터리 에너지를 어떻게 제거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서울에서도 작년 12월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테슬라 모델 X’에 불이 붙어 배터리가 다 탈 때까지 연기와 불꽃이 20~30분 간격으로 발생했다. 화재 진압에는 5시간이 걸렸다. 대한민국 소방청 자체 조사 결과에서는 최근 5년간 전기차 관련 화재가 연평균 41.4%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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