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문제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 삶의 지도 바꾼 MZ
파이낸셜뉴스
2021.06.23 17:30
수정 : 2021.06.23 17:30기사원문
불공정·불합리 거부하며
'돈쭐'같은 적극적 행동 보여줘
한국이 개발도상국을 지나 선진국 문턱을 넘는 현재를 사는 MZ세대들은 선진국 시민이자 최근 한국 사회 변화의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보수당 대표에 30대가 오르는 정치의 지형 변화도 공정의 가치를 지향하고 소위 '꼰대' 문화를 거부하는 MZ세대발(發) 사회 조류의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정치뿐만이 아니다. 경제에서도 MZ세대는 막대한 소비력을 기반으로 개성이 강한 소비 형태를 지향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MZ세대는 불공정과 불합리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수용하지 못하고 구태로 경영하는 기업의 제품과 상품을 MZ세대는 구매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다. 반면 공정의 가치를 높이거나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에 대해서는 '돈쭐'이라는 신조어처럼 MZ세대의 적극적인 선택을 받아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사회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MZ세대가 일으킨 바람을 읽는 풍향계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27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달하는 기업들이 MZ세대를 겨냥한 경영 모드에 들어갔고 △기업들은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의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성과 보상 등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앞으로 회사를 이끌 주역인 MZ세대에 맞는 기업 분위기로의 전환을 노리는 것으로, MZ세대가 선호하는 기업으로의 탈바꿈은 이제 선택이 아닌 당위의 영역이 됐다. 또 기업의 이 같은 변화는 다시 경제와 사회 전반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전하며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MZ세대 이전 세대가 개발도상국 시절에 태어났다면 MZ세대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접어든 이후 자랐다"면서 "더 이상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닌 세대인 만큼 MZ세대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 우선 순위, 가치관은 과거와는 명백하게 다른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MZ세대가 이끄는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 역시 자연스러운 세대의 교체로서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순기능과 역기능 같은 기능적 측면으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 "MZ세대가 주도하는 한국 사회의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되며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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