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박물관 AI로봇은 계속 진화한다

뉴시스       2021.07.02 15:45   수정 : 2021.07.02 15:45기사원문
'큐아이', 전시해설 확대·자율주행 강화 '텔레브레즌스', 모바일 원격조종으로 전시 관람

[서울=뉴시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안내 로봇 큐아이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1.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박물관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비대면 전시와 사회적 거리두기 관람을 돕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로봇은 알찬 관람을 도와줄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29일 관람객에게 다양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 2025'을 수립해 공개했다.

특히 로봇 '큐아이'가 더 똑똑해지는 내용이 담겼다. 국립중앙박물관(3대), 국립나주박물관(1대), 국립제주박물관(3대)에서 운영 중인 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는 나머지 소속박물관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다.

어린이·외국인 등 맞춤 콘텐츠, 전시 해설 확대, 자율주행 기능 강화를 통해 장소 동행 안내 등 로봇 성능이 개선된다. 로봇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관련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및 노약자· 장애인 보조 서비스 등이 추가된다.

로봇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장은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2019년 로봇을 처음 운영하고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관람객들이 로봇에 몰려 유물과 관람객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로봇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었다"며 "오히려 코로나 확산으로 박물관 사전 예약제로 박물관에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관람 인원이 들어오니 관람객이 로봇에게로 몰리지 않아 로봇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1일 밝혔다.

이어 "박물관이 대면 해설을 못 하게 되니 로봇이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로봇 서비스 이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장 연구관은 코로나19로 로봇 기능 보강의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로봇을 도입할 때 아이처럼 성장시켜 나간다고 생각하고 로봇 서비스를 운영했다"며 "실제로 말을 배우는 아이처럼 로봇에게 대화 학습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에 코로나19로 외국인이 많이 오지 못해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로봇 서비스 운영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로봇의 외국어 학습데이터양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초등학생 '큐아이'를 중학생으로 키울 계획이다. 장 연구관은 "로봇에게 화장실 위치를 물으면 현재 로봇은 자기 구역이 있어서 '어디에 있다'고 말로만 하지만 올해안에는 관람객과 동행까지 해주는 안내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사회적 약자 배려를 위해 로봇에 수어해설도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로봇이 똑똑해지도록 외부의 데이터도 끌어다 학습해서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될 수 있게 데이터 보강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텔레프레즌스 로봇으로 통해 병원·학교 대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 운영 모습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2021.06.16. photo@newsis.com


서울역사박물관도 관람객이 박물관에 직접 오지 않고도 컴퓨터나 모바일 원격조종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전시를 관람하고 전시 해설자와 대화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로봇'을 도입하고 지난달 29일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이 로봇이 병원, 대학에 사용된 적은 있지만 박물관·미술관에 도입된 건 서울역사박물관이 처음이다. '텔레프레즌스'는 tele(원거리)와 presence(참석)의 합성어다. 기존화상회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마치 상대방과 직접 마주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차세대 화상회의 시스템이다. 여기에 로봇 기술을 더해 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든 것이 '텔레프레즌스 로봇'이다.

현재는 병원학교 프로그램을 시범운영 중이며, 연세암병원 병원학교 학생(3~6학년) 대상으로 10월까지 10회 교육하고 있다. 오지영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단순히 전시만 관람하는 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며 "강의실에서 줌으로 시청각 원격수업을 한 후 전시실에서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통해 유물을 보며 강사 선생님들과 대화하며 학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주도적으로 로봇을 활용할 수 있고 해설사와 관람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기능이 다른 안내 로봇과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 로봇을 전시해설과 교육 2가지 방식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오 연구사는 "병원학교 등 몸이 불편하신 분들, 해외에 거주하여 박물관에 올 수 없는 분들, 도서벽지 등 원거리에 오기 힘든 분들(초등학교 학급단체)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시해설은 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를 해설자와 함께 보며 전시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운영 예정"이라며 "교육은 병원학교 프로그램처럼 접근이 어려운 적정 대상을 발굴하여 전시도 보며 교육도 받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해설 로봇 외형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1.06.08. photo@newsis.com


방역 기능을 갖춘 로봇도 나온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올해 개관 15주년을 맞아 전시 해설에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로봇에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방역 기능까지 겸비한 AI기반의 지능형 전시안내 로봇 해설사 3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12월부터 전시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해설사는 관람객과 실시간 대화가 가능해져 관람객과 로봇이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현장이 구축된다.

로봇해설사에 관람객의 마스크 착용 확인, 체온 측정, 방역 살균 서비스(UV-C LED 기반) 기능도 탑재해 비대면 전시해설 환경이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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