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새벽배송' 마켓컬리 vs 오아시스, 상장 경쟁 벌인다

뉴스1       2021.07.12 06:07   수정 : 2021.07.12 06:07기사원문

© 뉴스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해외 상장을 추진하던 마켓컬리가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돌렸다. 한국거래소가 유니콘 기업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데다 쿠팡과 달리 마켓컬리는 100% 한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해외 상장의 이점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 2위인 오아시스와 기업공개(IPO) 흥행을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 전문업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해외 상장을 목표로 해외 투자은행(IB) 3곳과 주관계약 체결을 맺기도 했으나 여러 가지 유불리를 따졌을 때 해외보다 국내 상장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는 국내 상장 결정에 대해 "처음부터 국내와 국외를 한정 짓지 않고 상장 준비를 해왔고, 최종적으로 국내에 서비스하는 기업인 만큼 성장 결과를 국내 투자자들과 나누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유니콘 기업 상장 활성화 정책'이 국내 상장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성장 잠재력이 큰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의 국내 상장을 독려하기 위해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기업은 다른 재무적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상장을 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지난 11일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와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이 만나 국내에 상장하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마켓컬리가 유니콘 기업 상장 활성화 정책 발표 이후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면서 "결국 미국 증시와 비교해서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게 결코 나쁜 조건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국내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는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낮은 지분은 현재로선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켓컬리에 투자한 투자자 모두 '전략적투자자'가 아닌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 시장에 상장했어도 쿠팡과 달리 마켓컬리는 한국기업으로서 한국 상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차등의결권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국내에서는 상장 시 '경영권 공동보유'를 통해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도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계속 외부 투자를 받는 기업은 대표의 지분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투자자분들은 대표 경영방침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고 대표의 낮은 지분율을 문제 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IB) 3곳과 상장주관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국내 상장으로 선회하면서 국내 증권사와 추가적인 주관 계약이 필요해졌다. 현재 마켓컬리는 해외 주관사들과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 KB증권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던 마켓컬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상장 시기를 여유 있게 잡았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에 이어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오아시스'와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두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중 어느 시장에 상장할지는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오아시스는 마켓컬리 매출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꾸준히 흑자경영을 기록한 점이 강점이다. 또 최근 신선식품 풀필먼트(보관·포장·배송·제고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 신사업에 진출하면서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는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 오아시스는 7500억원 수준으로 경쟁이 안 되겠지만 주식시장에서 흥행여부는 다를 수 있다"면서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의 양대 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 상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떤 경쟁이 이뤄질지 주목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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