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에 주춤한 해운주...실적 타고 반등할까
파이낸셜뉴스
2021.07.13 15:50
수정 : 2021.07.13 15: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가 계속되면서 대표적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해운주도 연일 약세다. 외국인과 기관도 순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해운사들이 2·4분기 호실적을 업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승 랠리' 해운주, 델타 변이에 약세 전환
두 기업 모두 지난 8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앞서 이들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 가파른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백신 접종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해상 운임이 상승하고 물동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HMM은 상반기에만 213.47%에 달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팬오션 주가도 70.12%나 올랐다.
그러나 이달 들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빠르게 퍼지면서 경기 재개 기대감이 꺾이자 해운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HMM 주가는 6개월 만에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지난 6일 전날보다 1.98% 떨어졌다. 이어 8일부터 내리 하락해 이 기간 주가는 7.84% 떨어졌다. 최근 4거래일 간 팬오션의 주가하락률도 7.75%였다.
대한해운과 KSS해운의 경우 13일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직전일까진 5거래일 연속 약보합세를 보여 그간의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야 했다.
이때 외국인과 연기금 등은 해운주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 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HMM 주식을 총 83억73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상위 6위에 이르는 규모다.
기관 역시 지난 8일부터 연속해서 HMM 주식을 총 273억5900만원어치 내다팔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팬오션 주식도 각각 78억1500만원, 112억83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해운주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도 늘었다. 지난 8일 기준 HMM 공매도 잔고는 4441억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인 한 달 전보다 32.6%나 급증했다.
■2분기 '깜짝 실적' 업고 재반등할까
다만 증권업계는 이 같은 해운주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진 않겠다는 관측이다. 상반기 해운업황 초강세에 해운사들의 2·4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HMM의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5%, 641.7% 증가한 2조5097억원, 1조289억원을 기록하겠다고 추정했다. 순이익은 작년 2·4분기보다 6673.6%나 증가한 1조9064억원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대신증권은 HMM이 이 같은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도 약 40% 상회하는 '역대급 실적'을 내보이겠다고 추정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팟 운임강세와 생산능력(Capacity) 및 견조한 컨테이너 수요 증가 등이 깜짝 실적을 이끌겠다"고 분석했다. 이외 팬오션과 대한해운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성적표를 내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고공행진' 중인 해상운임료도 해운사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두 달 넘게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달 12일 기준 SCFI는 전주 대비 0.7% 상승한 3932포인트로 4000선 턱끝까지 차올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내 성수기, 혼잡료 등의 할증료도 부과될 예정"이라며 "미국 바이든 정부의 관련 행정명령으로 인해 할증료 부과가 어렵게 돼도 현재 운임 상승은 극심한 수급 불균형에 기인하기 때문에 높은 운임 수준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의 해운주 활성화 방안도 장기적으로 해운주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2030년까지 해운 매출액을 7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해운산업 리더국가' 도약을 위한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