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굉음·인파 뒤엉킨 대전 '헌팅거리'…자정 다가오니 '텅텅'
뉴스1
2021.07.16 15:27
수정 : 2021.07.16 16:18기사원문
(대전=뉴스1) 백운석 기자 = 15일 오후 10시 50분쯤 대전의 일명 ‘헌팅거리’로 불리는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건너편 대복상회 골목에 20대 젊은이들이 두세명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오후 11시 00분. 감성주점과 실내포차를 찾은 20대 젊은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헌팅거리’ 골목은 어느새 인파로 붐볐다.
굉음소리 내며 달리는 외제차량과 인파가 뒤엉키면서 일대 골목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썰물처럼 젊은 고객들이 빠져나간 주점과 포차는 청소가 시작됐고, 영업시간은 잘 지켜졌다.
오후 11시 40분. 실내포차 등에서 나온 일부는 아쉬운 듯 편의점을 찾았고, 대부분은 서둘러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골목은 어느새 텅 빈 모습으로 변했다.
확산하는 코로나19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헌팅거리’를 집어삼킨 것이다.
한 업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전만 해도 이 시간대는 피크타임으로 일대 골목과 포차에는 젊은이들로 넘쳤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한적해졌다”고 전했다.
앞서 기자는 오후 9시30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이틀째를 맞아 거리두기 준수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헌팅거리’를 찾았다.
골목 곳곳에 위치한 감성주점과 실내포차의 거대한 실내 공간은 불야성을 이뤘고, 자리는 모두 20대들로 채워졌다. 빈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실내를 들여다보니 요란한 음악소리에 친구, 연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남의 나라 얘기 같았다.
실내포차 곳곳에는 헌팅금지란 안내판이 붙어 있었지만, 주점 내에서 남·녀간 헌팅은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인근 음식점 업주들은 대부분 불을 훤히 밝힌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불야성을 이룬 감성주점이나 실내포차와는 대조를 보였다.
대복상회 골목 입구에서 10여 년 가까이 치즈·야채 계란빵과 찰옥수수를 팔고 있다는 진덕수씨(61)는 “코로나19 발생 전까지만 해도 오후 3시에 나와 밤샘장사를 하면 하루 매상이 30만~40만원 가량 됐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루 10만 원 매상 올리기조차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요즘 들어선 실내포차를 찾는 젊은이들도 많이 줄어 주변 자영업자들도 장사가 예전 같지는 않아 울상”이라고도 했다.
거리에서 만난 20대 한 남성은 “평균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이곳을 찾는다”며 “실내포차나 감성포차에 오면 같은 또래 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같은 20대들에게 코로나는 그렇게 무서운 존재가 되지 않는다”며 “서로 조심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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