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직고용’ 줄소송에 최저임금 인상… 인건비 폭탄 터지나

파이낸셜뉴스       2021.07.18 18:24   수정 : 2021.07.18 18:24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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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GM 등 2200명 고용 압박
9000원 넘은 최저임금도 큰 부담
"고용감소·수출경쟁력 저하 이어져"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기업들에 인건비 폭탄이 터졌다.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고용하라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최저임금은 사상 처음으로 9000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기업들이 비정규직 직고용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하청업체 직원만 22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소할 경우 인건비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협력업체 직원들 눈치보는 기업들

18일 재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현대위아 사내 협력업체 직원의 손을 들어주며 기업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포스코, 한국GM, 금호타이어 등 상당수 기업이 직접고용을 원하는 사내 협력업체 비정규직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으며 확인된 대상만 2200명이 넘는다.

무엇보다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요소다. 대법원 판결이 난 현대위아는 사내 하청 비정규직 근로자만 2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에게는 판결이 적용되지 않지만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월 말 현재 직원 수가 2931명인 현대위아는 비정규직 불안을 안고 살게 된 셈이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현대위아는 주가가 급락했고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위아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지분 30%를 투자한 생산업체 WHI에 이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150여명의 비정규직이 WHI에 합류했지만 이를 거부한 64명은 끝까지 소송을 끌고 가 이번에 대법원 승소를 끌어냈다. 현대위아는 이들의 거취를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현대제철은 7000여명의 사내 협력업체 직원을 자회사에 채용키로 결정하면서 불안을 떨어냈다. 현대제철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도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빚어 왔지만 계열사를 설립해 채용하는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이들의 처우가 기존 사내 협력업체의 근로조건을 대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건비 급증은 불가피해졌다. 현대제철 주가 역시 발표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수출경쟁력 저하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도 올해(8720원)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2018년 7530원에서 2022년 9160원으로 4년 만에 21.65% 오르는 셈이다.

문재인정부의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은 어려워졌지만 기업들은 더 큰 고통을 안게 됐다.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2000년 28.8%, 2010년 45.1%, 2019년 62.7%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이미 미국, 일본, 캐나다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최저임금 상승이 단순히 영세·소상공인의 부담만 키우는 것은 아니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결정하는 금속산업 최저임금은 해마다 '법정최저임금+α'로 결정된다.
결국 최저임금 상승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제조업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품 가격을 올리게 되면 글로벌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결국 고용을 조정하게 된다"면서 "특히 수출산업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제조업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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