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PD "이광수 빈자리 아쉽지만…멤버들 똘똘 뭉친 케미 기대" ②
뉴스1
2021.07.19 13:41
수정 : 2021.07.19 13:41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11년, 563번의 일요일.
SBS 대표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 11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0년 7월11일 첫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와 함께 달린 11년이다. SBS 최장수 예능이자,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이라는 기록도 추가했다.
마냥 평탄한 시간은 아니었다.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고 해외 인기와 함께 '한류 예능' 타이틀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버라이어티 예능의 전성기를 이끌던 프로그램.
프로그램의 역사가 오래 될수록, 제작진과 출연진은 더 다양한 방향성을 고민했다. 이름표를 떼고, 레이스를 펼치는 것만이 '런닝맨 다움'의 전부가 아닌 11년을 함께 한 멤버들의 케미스트리, 쌓아온 역사만큼 많은 이야깃거리, 또 더 다양한 서사를 지닌 미션을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였다.
지난해부터 '런닝맨'의 연출을 맡은 최보필 PD는 멤버들의 더 다양한 캐릭터를 끌어내고, 케미스트리를 기반으로 한 특집들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11년간 쉼없이 '런닝맨'을 지킨 멤버들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한편, 앞으로 펼칠 '런닝맨'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N인터뷰】①에 이어>
-특히 자막이나 편집이 더 유쾌하고 속도감이 좋아졌다는 평이 많다.
▶PD들이 편집과 자막을 담당하는데 아무래도 전반적으로 젊은 PD들이 하다 보니 기존의 자막 문법에서 어떤 것들을 고쳐야겠다라는 공감대 형성이 쉬웠다. 그 공감대에서 우리의 원칙대로 올드하거나 유치한 것은 제외하고그렇다고 너무 유행하는 자막을 넣지 않고 우리 색을 찾아가려고 시도한 건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이 자리를 빌려 후배PD들에도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고리타분한 질문일 수 있지만, 연기자들보다 어린 연출자라는 점이 어렵지는 않나.
▶팀을 이끄는 역할이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니 어렵지는 않다. 그리고 (멤버들이) 이 역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다. 분명 연출자가 해야 되는 부분이 있는 건데 그걸 소홀히 할 수는 없잖나.
-최보필 PD가 보는 '런닝맨' 멤버들은 어떤 사람인가.
▶인간적이다. 고마운 게 정말 많다. 이 부분을 강조해서 말하고 싶다.(웃음) 사실 내가 준비한다고 해도 서툴고 어설픈 부분이 왜 없었겠나. 그런데도 나에 대한 믿음으로 지켜봐줬다. 유재석형, 김종국형, 지석진형 세 분이 고민상담도 많이 해주시고, 아이디어에 대한 대화도 많이 나눈다. 그러면서도 젊은 제작진이니까 더 나서서 관여하려고 하지 않고 배려해준다. 믿음과 배려를 느낀다. 바쁠 때는 그런 걸 모르고 지나다가, 나중에 큰 뜻을 알게 되는 때가 있다. '훌륭한 어른들이구나' 싶은 생각이다. 또 (다른) 멤버들은 나와 교감을 많이 해주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쉽지 않지만 자주 만남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는 했다.
-최근 이광수가 하차했는데 워낙 많은 역할을 하던 멤버이다 보니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다.
▶나도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어서 멤버들도 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둔 상태였다. 빈 자리가 티가 나겠지만, 제작진이나 멤버들이나 똘똘 뭉쳐서 해보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더 큰 편이다. 멤버들이 요즘 매일 하는 말이 똘똘 뭉치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 제작진이 컴팩트하게 준비를 하고 멤버들이 그 위에 살을 잘 붙여주니까 서로 윈윈하고 있는 느낌이다.
-멤버 충원에 대한 고민도 하나.
▶여러가지 방법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오래 봐 온 멤버들이지만 요즘 특히 새로운 매력이나 몰랐던 모습이 나오는 멤버가 있나.
▶개인적으로는 (양) 세찬이형, (송)지효누나다. 말로 표현하기 조금 힘든데, (두 사람 덕분에)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잘 풀릴 때가 많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임해주신다. 고맙기도 하고, 나 또한 그들의 활약에 더 불을 지펴야 할 때가 있다고 느낀다.
-지석진씨의 활약도 좋다. 멤버들의 놀림을 잘 받아쳐서 더 재미있어 진다.
▶(지)석진이형 폼은 예전부터 좋다. 최고다. 뒤끝도 없고 당하는 포지션이어도 그걸 되게 좋게 잘 받아준다. 지석진씨가 유쾌하게 받는 걸 멤버들도 아니까 그런 케미가 나오는 거다.
-지석진, 유재석씨도 50대다. 11년이 지나면서 멤버들의 전체 연령이 많이 올라갔다. 레이스를 소화하는 체력이라든가, 이 점에 대한 고민은 없나.
▶체력은 여전하다. 지금 무엇을 시도해도 멤버들의 체력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방송의 흐름이 달라져서 그 점을 고민하는 거다. 예전만큼 힘들게 찍어서 얻는 결과물이 들이는 노력에 비해 크지는 않은 때인 것 같다.
-'어떤' 런닝맨을 생각하고 있나.
▶'런닝맨'은 정말 한 번 해보면 소속감, 애정이 생긴다. 멤버들이 정말 소중하고 인간적으로도 좋은 분들이다. 그들의 세월과 같이 함께 가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 거창한 레이스만 하는 게 아니라 쉬어갈 때는 쉬어가고 힘들 때는 그 힘듦을 이야기하고 공유하고 싶다. '런닝맨'스럽다는 것의 의미를 더 확장하고 싶다. 레이스를 하고 우승과 벌칙자가 나오는 것만이 아닌, 다양한 그림을 생각하고 있다.
-연출자로서 원칙이 있다면.
▶일 할 때 힘들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 당연히 프로그램의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그걸 좇아가는 와중에도 소속된 이들이 이 일터를 더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결과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