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과 하나된 시진핑, 스스로 중국 최대 위협돼-CNN
뉴스1
2021.07.26 15:35
수정 : 2021.07.26 15:35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과 자신을 '하나'로 만들어 시 주석이 스스로가 중국 공산당의 최대 위협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지적은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위해 연임제한 제도 철폐하고 '시진핑 사상' 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한때 중국 공산당 간부 양성학교의 최고위급 교수였다가 해외로 망명한 차이샤는 시 주석이 "조직으로서 공산당을 죽였다"며 "9500만 명의 공산당원은 "그의 의지의 노예"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시 주석이 스스로 불러온 위기를 크게 Δ정상적 정당 구조의 붕괴 Δ권력 집중화에 따른 후계자 부재 Δ국제적 고립 등 3가지로 나눴다.
시 주석이 처음 취임 했을 때 중국은 수십 년 전보다 강해보였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했을 뿐 아니라 일본을 꺽고 세계 2위의 무역 대국이 됐다.
하지만 중국의 정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매체는 시 주석이 당 내부의 취약한 지도력과 내분, 부패, 기강 해이 등을 봤다고 전했다.
차이샤 교수는 "시 주석이 당내 권력이 분열된 상황에 집권했다"고 전했다. 그는 후진타오 전 주석은 약한 지도자였다며 마오쩌둥 이후 설립된 집단지도 방식과 결합해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2012년 7명으로 개정)이 각자 독보적인 영역을 키워나갈 수 있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의 해결 방법은 간단하고 급진적이었다. 시 주석은 1인 통치의 회귀라는 답을 선택했다. 이와 관련 차이샤 교수는 "잘못된 방법을 사용했고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실제 시 주석은 집권 후 부패한 관료뿐 아니라 정치적 적들을 겨냥해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을 벌였고,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 전 부주석,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 등 주요 정치인이 줄줄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불과 9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392명의 고위 간부들과 수백만 당 간부들이 조사를 받았고 남은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충성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 밖에도 시 주석은 권력 집중을 위해 군사개혁뿐 아니라 사이버안보, 금융, 외교 정책 등에 십여 개의 중앙 주도 그룹을 꾸렸다. 매체는 시 주석은 개인적으로 7개 이상의 그룹을 끌고 있으며 시 주석을 따르는 충성심이 강한 사람들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샤 교수는 이 그룹은 정책 결정뿐 아니라 실행에도 관여했다며 이들이 정상적인 정책 결정 메커니즘을 대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어 시 주석이 2015년에는 당규를 개정해 당 중앙의 결정과 정책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금지했고, 1년 후에는 시 주석을 '핵심' 지도자로 정해 과거 마오쩌둥과 같은 권력자들과 동일선상에 올려 내부의 반대를 잠재웠다고 설명했다.
영국 킹스컬리지 알렉산드라 쿠바트 중국 정치 전문가는 시 주석의 이런 권력 집중화는 후계자를 만드는데 거의 공간을 주지 않는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3월 시작된 시 주석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내년 9~10월 중 열릴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회에서 차기 당 최고 책임자를 선출한다. 하지만 연임 제한 제도를 폐지한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을 막을 방법은 없다.
시 주석의 임기 연장은 사실상 확정됐다는게 중론이다. 그동안 중국은 2연임 국가주석 체제 아래서 중전회에서 후계자를 총서기로 임명하는 계승 방식을 이어왔다.
매체는 현재 상무위원 가운데 시 주석을 대체할 수 있는 아무도 없다며 이는 시 주석이 적어도 3번의 임기를 채우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때 시 주석의 후계자로 지목됐던 쑨정차이는 2018년 부패 혐의로, 후춘화 부총는 상무위원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이어 현재 69세인 류허 부총리와 73세인 왕치산 국가 부주석은 나이가 너무 많아 후계자가 될 수 없다.
매체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시 주석이 후계자 인선에 실패한 게 아니라 시 주석이 마오쩌둥 사망 후 이어진 후계 지명 체제를 완전히 해체했다고 했다.
앞서 호주 로위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시 주석은 지난 40년 동안 가장 중요한 정치개혁인 정기적이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희생해 자신의 권력을 구축했다며 시 주석이 중국을 잠재적인 불안정한 승계 위기로 몰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인 칼 민즈너 미국 포덤대 교수는 후계자 인선과 관련 "80년대나 90년대에는 '나에게 당신이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줘'였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내게 얼마나 충성하는지 보여줘'라는 게임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강공 일변도의 정책은 내부적으로 중국 공산당을 약화할뿐 아니리 외부적으로는 국제적 지위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퓨 연구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은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북미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졌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도 연관이 있었다.
이 밖에도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스타일인 '전랑외교'(늑대전사)은 중국에 대한 외부 공격에 맞대응하고 있다.
시 주석도 최근 이런 스타일을 반영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중국 인민은 어떤 외세의 괴롭힘이나 압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런 망상을 한다면 반드시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 올린 강철의 (만리)장성 벽에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릴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메르카토르연구소는 중국이 미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중국이 더욱 강력하게 스스로를 주장할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의 접근방식은 국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방식이라고 했다.
로위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리처드 맥그리거는 자신의 저서 '시진핑 백래시'에서 시 주석의 지지자들은 후계자를 임명하면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고 썼다. 매체는 이런 위험을 감안할 때 시 주석은 덩샤오핑과 비슷하게 후임자에게 자신의 직책 일부를 넘겨주고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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