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心 떠나는 국민의힘…이준석-윤석열 ‘페미니즘 논란’의 역풍?
2021.08.05 08:08
수정 : 2021.08.05 08: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쪽 편에 서면 그쪽의 열렬한 지지를 받을 수 있지만, 다른 쪽이 돌아설 수 있다. 정치에서 '편향'이 위험한 이유이다.국민의힘의 여성 지지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여성 지지율 격차는 3개월 사이 10%포인트 벌어졌다. 지난 4월 2%포인트에 불과했던 양당의 여성 지지율 격차는 지난 달 말 12%포인트로 커진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13~15일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민주당(31%)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당시 여성들의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29%와 31%로 팽팽했다.
그러나 7월 여론조사 때부터 여성 지지율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13~15일엔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35%로 올라 7%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7월 넷째 주, 다섯째 주 조사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0~22일 조사 당시 양당의 여성 지지율은 국민의힘 25%, 민주당 35%로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 달 27~29일 조사에선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여성 응답자는 24%로 집계됐다.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성 응답자는 39%까지 오르며 양당 간의 차이를 12%포인트까지 벌였다.
이 때문에 전체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은 28%로 민주당(35%)보다 7%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지지율 변화와 달리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남성 지지율은 3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4월 재보선 이후 20·30세대 남성들의 목소리를 앞장서서 대변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 차원의 대응 전략이 불러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 대표는 이를 적극적으로 응원해왔다. 최근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를 향한 온라인 폭력에 대한 당의 대처도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유력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내놓은 ‘페미니즘’ 발언도 여성들의 반감을 샀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한 강연에서 “페미니즘이란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이게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 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국민의힘의 일련의 행태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준석 당 대표 당선의 후폭풍, 악영향이라고 해야 하나, 쉽게 말해서 거기에서 재미를 봤기 때문”이라며 “보통 2030 남성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그 정서를 전하면서 2030에게 어필을 하는 것으로 여성 전체를 이렇게 적으로 돌려버리는 전략”이라고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