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사장 공백 장기화… 막막한 공공재개발 보류지

파이낸셜뉴스       2021.08.10 18:32   수정 : 2021.08.10 18:32기사원문
아현1구역·번동148구역 등
보류 사유 해소 나섰지만
SH 사업성 분석 중단 상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공백 장기화 불똥이 공공재개발로 튀었다. 공공재개발 보류지로 구분된 지역들은 사업시행자인 SH의 수장 임명이 장기간 늦어지면서 사업성 분석을 받지 못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어서다.

10일 서울시와 SH에 따르면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선정에서 보류지로 구분된 지역들의 사업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보류 사유로 지적됐던 문제들을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장 큰 문턱인 '사업성 재검토'가 SH 사장 공백 장기화 사태로 차질을 빚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류지역 중 대표적으로 아현1구역에 대해서 마포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당초 문제가 됐던 보류 사유들이 해소된다면 심의위원회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아현1구역은 공공재개발 보류 사유로 △주민 갈등 △구릉지 사업성 부족 △중림동 등 인접지역 문제 등을 통보받은 바 있다.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주민갈등은 주민동의율 60%가 넘으며 이미 해결됐고, 중림동과 인접지역 문제도 중림동이 재개발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며 구청간 이야기가 끝난 것으로 들었다"라며 "구릉지 사업성 부족은 서울시가 2종 7층 제한을 푼다고 발표한 이상 SH에서 사업성 검토만 다시 해주면 되는데 사업이 진행되질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보류지역으로 분류된 번동148구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강북구는 번동148 주민들을 위해 SH에 사업성 현황과 사업성 개선을 위한 방안 등을 담은 공문을 보냈지만, SH에서 '검토가 어렵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동148 재개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구청에서 SH에 공문을 보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아무 소식을 들은바 없어 공공재개발에 대한 마음을 사실상 접었다"며 "서울시가 최근 시장이 바뀌며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에 더 신경쓰는 것 같아, 9월 공모 참여를 위해 주민동의율 33%를 모집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공공재개발 보류지역들은 걸림돌이던 서울시와 자치구 간 소통 부족 문제가 해소되고 있지만 SH의 사업성 검토가 막히며 사업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공재개발 1·2차 합쳐 총 12개 구역을 담당하고 있는데, 현재 조직과 인력으로는 보류지까지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새 사장이 선임돼야 보고를 하고 보류지역 사업성 검토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H는 김현아 사장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이달 중 신임 사장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SH 사장 자리는 김세용 전 사장이 지난 4월 초 퇴임하면서 4개월 간 공백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임추위가 사장 후보자를 재공모한 뒤 청문회 절차를 거치면 임명까지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돼 보류지들의 애를 더 태울 전망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