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만 100여개 "갤러리에서 쇼핑한다"…롯데百 동탄 가보니
뉴스1
2021.08.20 06:15
수정 : 2021.08.20 10:34기사원문
(화성=뉴스1) 김종윤 기자 = # 19일 오전 경기도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들어서자 널찍한 보행로는 기존 백화점과 다른 개방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유리 천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은 실내를 환하게 비췄다. 매장 내에 설치된 아트월에서 나오는 물결 영상은 역동적인 생동감에 마치 갤러리를 찾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중심부로 좀 더 들어가자 영국 출신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8m에 달하는 대작 'In the Studio, December 2017'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방문객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20일 정식 개장하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연면적이 24만6000㎡로 경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백화점이다. 수서고속철도(SRT)가 지나는 동탄역과 바로 연결돼 입지 면에서 탁월하다.
방문객들은 동탄점이 개장 전부터 지역민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변에 대형 쇼핑시설이 없는 탓에 멀리 판교와 수지까지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백화점 입구에선 인근 주민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개장을 기다렸다.
한 40대 여성 A씨는 "롯데백화점이 동탄신도시의 마지막 단점인 쇼핑시설을 채워준 느낌"이라며 "호수공원에 이어 가족과 즐길 공간이 생겨 동탄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동탄신도시는 약 40만 인구가 거주하는 수도권 남부 대표 거주 지역이다. 동탄신도시 유일한 백화점으로 상권을 사실상 독점한다. 수서역과 SRT를 타고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동탄점이 확실한 차별점을 갖춘다면 서울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앞으로 GTX가 개통하면 접근성은 한층 개선된다.
◇ 답답한 이미지 탈피…예술과 결합 '스테이플렉스'
이날 둘러본 동탄점은 곳곳에서 세계적인 예술작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예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와 파비앙 머렐, 국내외 유명작가 100여명의 작품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들 작품 가격면 수백억대에 이른다는 후문이다. 특히 앱을 통해 설치된 작품의 설명을 오디오로 들을 수 있게 했다.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이유다.
전체 면적 중 절반가량을 비판매시설로 채웠다. 머물고 싶은 복합문화공간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 콘셉트를 실천에 옮긴 셈이다.
지하 2층엔 아예 전시관을 마련했다. 15세기 르네상스 예술을 완성한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일생과 작품을 선보이는 미디어 아트전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다빈치의 꿈'을 주제로 다빈치의 원작을 현존하는 작품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동탄점은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와 오프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예술적 요소를 극대화했다"며 "쇼핑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우러진 공간 조성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 동탄맘 저격할 교육 콘텐츠 다양…집객 효과 위한 식품관·야외 테라스로 차별화
롯데백화점은 이른바 '동탄맘'를 저격할 콘텐츠에 집중했다. 우선 주차장과 바로 연결되는 지하2층에 들어선 국내 최대 규모(2680㎡) 문화센터 '라이프스타일랩'은 동탄맘을 위한 공간이다. 쇼핑보단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키즈 콘텐츠 역시 눈길을 끌었다. 지하 2층엔 미국 인기 프로그램을 적용해 영어로 소통하는 놀이 공간 '세서미 스트리트'가 자리해 있다. 지상 4층에는 아이들의 실내 놀이공간 '챔피언 더 에너자이저'도 마련했다. 이유식 카페 '얌이밀 타운'과 키즈 뷰티 브랜드인 '디엘프렌즈'도 동탄점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아직 정식 개장전으로 일부는 이용이 불가능했지만 추후 동탄맘들을 사로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화점의 집객 효과에 필수인 식품관은 규모와 다양성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동탄점은 전체 영업 면적 중 약 27.7%를 먹고 마시는 공간으로 꾸몄다. 무엇보다 축구장 2개 면적에 달하는 지하 1층 식음 공간은 100여개의 브랜드 맛집으로 가득 찼다. 대표적으로 아시아 최고 여성 셰프로 선정된 조희숙 셰프와 개발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국인의 밥상'과 SNS 60만 이상 팔로워 콩콩의 도시락 전문점인 '콩콩도시락'이 들어섰다.
특히 지상 3층 외부에 조성된 야외 정원 '더 테라스'는 약 3300㎡ 크기로 동탄점만의 확실한 개성이다. 자녀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식생으로 도심 속 자연 휴게 공간을 구현했다.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난 방문객들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기존 백화점이라면 명품 브랜드로 가득 찼을 1층에 카페가 자리한 것도 눈에 띄었다.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와 협업한 카페 '엘리멘트 바이 엔제리너스'는 일반적인 엔제리너스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곳곳에 예술 작품을 전시해 흡사 갤러리에 가까웠다. 방문객들은 '엔제리너스 맞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 500개 달하는 패션 브랜드…체험형 매장 메가숍 극대화
동탄점은 백화점 본연의 목적을 위해 해외패션·여성·남성·키즈·스포츠·리빙 등 약 500여개의 패션 브랜드를 유치했다. 젊은층 선호도 높은 생로랑·펜디·로에베·발렌시아가·메종마르지엘라·발렌티노가 배치됐다.
체험형 매장인 메가숍도 특화했다. 경기 남부 최대 규모의 디지털 스토어인 '나이키 라이즈'와 개인맞춤형 신발과 의류를 제작할 수 있는 컨버스도 들어섰다. 이밖에 비스포크 특화존을 구성한 삼성전자와 백화점 최초 드비알레 플래그십 스토어로 체험 공간을 극대화했다.
최근 신규 백화점이 그렇든 명품 입점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명품은 백화점 매출과 집객 효과를 좌우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동탄점은 이른바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은 입점 전이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동탄점은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고 최신 문화와 상권을 반영한 맞춤형 점포"라며 "국내 백화점을 대표하는 점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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