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에 사고 손실시 존버'…개미가 합리적 투자 못하는 이유는?

뉴스1       2021.08.24 10:39   수정 : 2021.08.24 10:39기사원문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뉴스1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개미(개인 주식투자자)들은 왜 주가가 고점일 때 사고 손실이 나면 존버(힘든 상황을 버틴다는 뜻의 은어)를 하는 것일까.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3~10월 개인투자자 약 20만명의 상장주식 거래내역을 분석해 24일 '주식시장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개별주식 매수일 전후의 누적수익률과 누적초과수익률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매수일 이전 40일간의 누적수익률은 25.8%였지만, 직전 20일간 16.8%, 직전 10일간 10.6%, 직전 5일간 6.6%로 매수일에 가까워질수록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주가가 급등한 주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이들의 매수 의사 결정이 비효율적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매수 40일 전 거래회전율은 6.7%인데, 매수일 전일에는 15.4%, 매수일 당일에는 22.7%에 이른다.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주식은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이라는 뜻이다.

아울러 주식을 매수한 다음날, 이익포지션의 41%를 매도하는 반면 손실포지션은 22%만을 매도했다. 손실포지션의 78%는 좀 더 지켜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이익의 실현은 서두르고 손실의 실현은 미루는 개인투자자들의 주된 매매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 연구위원은 과잉확신, 처분효과, 제한된 주의, 대표성 편의 등의 행태적 편의가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과잉확신은 자신의 예측이나 평가가 정확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투자능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 경향을 말한다.

처분효과는 손실이 난 주식은 오래 보유하고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매도하는 경향을 뜻한다.

김 연구위원은 "손실의 실현을 미룸으로써 본인의 투자 의사결정 실수를 인정하는 데 따르는 심리적 불편함을 회피하고, 이익은 빨리 실현해 만족감과 안도감을 얻고자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분효과는 이익이 난 주식의 추가적인 수익기회는 포기하고 손실이 난 주식의 손실은 누적하는 결과로 이어져 전체 투자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부연했다.

제한된 주의는 다양한 선택지와 많은 정보에 노출돼 있을 때 주의를 끄는 대상이나 활용하기 쉬운 정보를 선택하는 경향을 말한다.
미디어에 자주 노출된 주식, 주가나 거래량이 급등한 주식에 우선순위를 두는 식이다.

대표성 편의는 어떤 사안을 유사성 등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의 주가변동이나 재무적 성과를 근거로 당분간 유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행태 등이 포함된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에 대한 이해도와 직접투자 능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면 간접적인 투자수단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