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12억 집이 장부價 1억 "시프트 자산가치 축소 평가"
2021.09.15 18:07
수정 : 2021.09.15 18:07기사원문
1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SH가 공개한 장기전세주택의 장부가는 7조5000억원, 호당 2억3000만원으로 실제 자산가치(3조7000억원, 호당 평균 10억원)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 SH 등이 취득한 장기전세아파트 총 209개 단지 3만2964세대의 취득원가, 장부가, 시세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시프트라고도 불리는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시와 SH공사가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로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 프로그램이다. 무주택자가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와 SH가 공급한 209개 단지의 장부가와 시세 간 차이 총액은 2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전세주택의 자산가치가 시세 대비 저평가되면 공공주택 사업이 적자사업으로 보일 수 있어 적극적인 공공주택 확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경실련의 주장이다.
2007년 공급된 발산2단지(전용 59㎡) 취득가는 1억1000만원, 장지10단지 1억5000만원이었지만, 올해 기준 이 단지의 올해 7월 기준 시세는 각각 7억8000만원, 12억5000만원으로 취득가 대비 7~8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H가 평가한 이 단지들의 장부가는 각각 8000만원, 1억2000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실련은 "토지가치 상승은 반영하지 않고 건물 감가상각만 반영해 현재 시세가 오히려 취득가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장부가와 시세 간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강일1지구로 조사됐다. 1667세대가 공급된 강일1지구의 현재 시세는 1조6930억원이지만, 장부가는 3502억원으로 시세 대비 1조3000억원 이상 축소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장기공공주택은 저렴한 공공주택 제공과 자산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공주택 사업"이라며 "서울시는 공공주택사업을 적자사업으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자산을 제대로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