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말만 들려도 호가 2배…'선심성 정차역' 혼란 부추긴다
파이낸셜뉴스
2021.09.26 19:38
수정 : 2021.09.26 19:38기사원문
계획에 없던 역 추가 소식에
병점역 인근 등 아파트값 급등
대선 앞두고 무분별한 신설 경계
전문가 "원안대로 가야 과열 막아"
■계획없는 GTX역 신설에 호가 띄우기
26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8월 30일 화성 진안신도시 신규택지 개발을 발표한 뒤 인근 1호선 병점역 일대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당초 정부 계획에 없는 GTX-C 병점역 추가를 화성시가 추진하고 있어서다. 병점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저평가를 받던 병점역 일대가 경기 남부 핵심 환승센터로 거듭날 거란 기대감에 아파트 가격을 문의하는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정부가 발표한 동탄트램을 통해 GTX-A 연계, 분당선·신분당선과 연결도 큰 호재인데, 최근에는 진안신도시 공급으로 GTX-C 병점역이 신설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집주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호가'지만 실거래가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GTX-C 인덕원역 인근 인덕원삼호 전용 84㎡는 지난 8월 11일 12억원에 거래됐다. 이 거래는 2층 저층 매물로 현재 같은 평형의 매물은 14억원까지 호가가 올라왔다.
■대선용 정차역 퍼주기 경계해야
전문가들은 GTX 신설 지역의 집값 상승이 정주여건 향상에 따른 실거주 수요보다는 투자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특히, 광역교통 개선이 인구와 경제력의 대도시 쏠림만 부추기는 '서울 빨대효과'와 '지역 균형발전 저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GTX는 일러야 2027년 개통이 예정돼 이를 실거주를 위한 니즈로 보기엔 기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며 "기업들도 GTX 인근을 선호하다보면 결국 지방 분산이 아니라 수도권 집중화만 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GTX를 정부 원안대로 추진하는 게 집값 상승을 누그러뜨릴 해법이라는 게 중론이다. 3기 신도시 발표에 맞춰 GTX 정차역이 추가되고 있지만, 정책신뢰도 부분에서는 오히려 악재라는 비판도 거세다. 또 GTX가 완행열차로 전락하는 부작용도 신중이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KTX 건설 당시 지역 주민들 요구로 세종역 대신 오송역이 생기며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에 따라 역을 유치한다면 오송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2기 신도시 때 교통정책 부재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으며 3기 신도시를 발표할 때 신설역을 만드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GTX 이용자 입장에서는 속도가 중요한데, 교통계획이 계속 바뀌면 정책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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