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도 시시해"...서학개미 美 3배 ETF·ETN 줄매수 '급증'
파이낸셜뉴스
2021.10.05 17:06
수정 : 2021.10.05 17: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학개미'(국내 해외증시 투자자)들이 지수 및 기업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주식형 펀드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자들이 수익률 극대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 가운데 조정장 속 '간 큰 베팅'은 지양할 것을 조언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해외주식투자자들은 지난 1일과 4일 2거래일간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QQQ를 총 8533만달러어치(약 1014원) 사들였다.
나스닥이 약세를 보였음에도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순매수세가 이어진 것이다. TQQQ는 9월 초부터 국내 투자자들의 종목별 순매수 규모 상위 1위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9월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투자자들의 TQQQ 순매수 규모는 3억1828만달러(약 3781억원)에 달했다.
SOXL는 디렉시온이 운용하는 상품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한다. TECL과 LABU 역시 각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대형 기술주와 S&P500 내 바이오테크주를 매일 3배로 따르는 ETF다.
이들 상품은 상승장에서는 투자금의 3배에 달하는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 규모 역시 3배로 커지는 고위험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3배짜리 고위험 상품투자는 ETF뿐 아니라 상장지수증권(ETN)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투자자들은 지난 1~4일 뱅크오브몬트리얼(BMO)가 출시한 ‘BMO 마이크로섹터 FANG 혁신 3X 레버리지 ETN’(BULZ)와 ‘BMO 마이크로섹터 FANG플러스(+) 지수 3X 레버리지 ETN’(FNGU)를 각각 6732만달러(약 800억원), 1050만달러(약 1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투자자가 미국 증시서 사들인 종목 및 상품 중 순매수액 기준 BULZ는 두 번째로, FNGU는 여섯 번째로 크다. 이들 ETN은 모두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ETN 상품이 국내투자자의 투자 포트폴리오 상위권에 위치한 건 이례적이다.
투자자들의 ‘간 큰 베팅’이 이어지면서 미국증시 내 순매수 상위권은 모두 이들 ETF, ETN 상품으로 재편됐다. 상위 1~6위 중 ASML과 구글을 제외한 전 상품이 모두 3배 레버리지 펀드상품으로 구성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내 증시에 3배짜리 상품이 없는 데다 10월 미 증시가 조정을 거쳐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0월 강세장’은 다소 회의적으로 내다보며 공격적인 투자 랠리를 우려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TN 상품들이 주로 추종하는 선물은 롤오버(종목교체) 비용도 들기 때문에 박스권에서는 강하게 추천하지 않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3배 레버리지 ETF 투자 역시 현재 미국에선 국가 부채한도상한안, 예산안 등 정치적 갈등 요소가 산재해 있는 데다 원자재 급등세, 국채 금리 재급등 우려 등도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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