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뚜껑에 쓴 손글씨… 손님들 고된 하루에 작은 위로 되길"

파이낸셜뉴스       2021.10.10 18:15   수정 : 2021.10.10 18:15기사원문
"컵에 적은 글귀로 고객과 소통
가게이름 '모나미' 의미 살려
친구처럼 응원 전하고자 시작"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옆 골목길에 자리 잡은 카페 모나미커피에는 다른 커피숍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바로 커피가 담긴 컵 뚜껑에 적힌 손 글씨 메시지다. 응원과 위로의 마음을 담은 글귀에서 전해지는 정성에 입소문이 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손 글씨의 주인공은 지난 2012년부터 모나미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진현정 사장(사진)이다.

진 사장은 컵에 손수 문구를 적는 이유에 대해 "고된 하루를 보내는 고객들에게 안부인사와 위로의 말로 작은 응원을 하고 싶었다"면서 "오픈 초창기 카페를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다가 짧은 글을 적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볍게 시작했던 손 글씨 메시지는 모나미커피의 상징이 됐다. 수많은 손님이 찾지만 메시지를 적지 않은 컵을 전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미리 100개는 넘게 글귀를 적어놓은 컵 뚜껑을 준비해놓기 때문이다.

진 사장은 "여름에 바쁠 때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뚜껑에 글씨를 쓴다"면서 "카페에서도 틈틈이 여유분을 만들어 놓고 미리 써놓지 않으면 잠을 못 잔다"고 했다. 계속해서 손 글씨를 적은 컵을 고집하는 이유도 있다. 그는 "고객들과의 약속이 돼버렸다"며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는 매번 새롭게 다가가는 것을 보면서 꾸준하게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년 가까이 매일 수백 잔의 컵에 메시지를 적으면서 노하우도 생겼다. 진 사장은 "메시지가 겹치지 않도록 40여가지를 머릿속으로 외우고 있고, 책 문구도 자주 찾아본다"며 "계절이나 특별한 날, 고객의 상황에 맞춰 글을 적는다"고 했다.

'당신의 힘찬 오늘을 응원합니다'와 '직장 스트레스에는 커피가 약이다'가 자주 적는 메시지 문구다. 요즘 가장 많이 적고 있는 글귀는 '싱글벙글 웃음이 가득한 날들, 행복이 유독 당신에게 오래 머물기를'이다.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모나미커피는 단골손님이 많다. 매일 아침 출근 도장을 찍거나 하루에도 두세 번씩 찾는 고객이 적지 않다. 손 글씨와 함께 카페 운영에 담겨 있는 진정성이 이유다. 진 사장은 "고객들의 얼굴, 성함, 커피 성향을 외우려고 노력한다"면서 "바쁜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물어보지 않아도 빠른 응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작은 창고자리였던 지금의 자리에 카페를 운영한 10년차 자영업자인 진 사장도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봄부터 토요일 영업은 접었다.
진 사장은 카페 운영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 전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직접 일을 하면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직원이나 알바로만 카페를 운영하는 것보다 직접 일을 하면서 자주 바뀌는 카페 메뉴의 유행 흐름도 빨리 알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카페의 이름인 모나미도 불어로 '내 친구'라는 의미"라면서 "한결같이 이 자리에 있으면서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친근한 모습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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