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재명 회동, 화기애애 속 덕담 오가
2021.10.26 15:20
수정 : 2021.10.26 15:43기사원문
회동 장소인 상춘재 앞에 먼저 도착해 있던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녹지원을 가로질러 오는 모습을 보고 "어른이 오시는데 내려가야 한다"며 상춘재 계단을 내려가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상춘재에서 진행된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우선 축하 인사를 건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감사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과 이 후보의 회동에서는 서로 간 덕담이 오갔다. 문 대통령이 "이제 저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됐다"고 하자 이 후보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고 했다. 반대로 이 후보가 "우리 민주 정치사에 유례 없이 높은 지지율, 전례 없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참 놀랍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다행이다"고 했다.
이 후보는 원팀을 강조하기 위한 언급도 했다. 이 후보는 "사실 저는 경기도지사로 문재인 정부의 일원 아닙니까. 저도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우리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조언에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이기 때문에 정책도 과감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하자 이 후보는 "가끔 제가 놀라는 것인데, 대통령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서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
특히 기후위기에 대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동일한 접근 시각을 보였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기후위기 대응은 선도적으로 해야 한다. 기업들이 좀 힘들어하고 불안해할 수 있으나 가지 않으면 안 될 길이기도 하고 정부가 기업에만 맡겨놓지 말고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상춘재 회동에서는 이 후보의 대권에 대한 의지도 엿보였다. 문 대 통령이 "코로나 위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빨라졌고, 기후위기 대응도 가속화되는 역사적 위치에 처해 있는데 이 짐은 현 정부가 지는 것보다 다음 정부가 지는 것이 더 클 것 같다"고 하자 이 후보는 농담삼아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과거 대선 경선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제가 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을 아시겠지요"라고 했다.
회동 마지막에는 이 후보가 문 대통령의 안부를 챙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졌다"며 안부를 묻자 문 대통령은 "이제는 피곤이 누적돼서 도저히 회복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체력 안배도 참 잘해야 되고 일종의 극한직업이다. 일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더라"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