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李 50분 차담에..."대장동의 '대' 자도, 부동산 얘기도 없었다"

      2021.10.27 08:08   수정 : 2021.10.27 08: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 정부를 이끄는 대통령과 차기 대선을 노리는 여당의 대선 후보가 만났지만, 선거 관련 얘기는 일절 없었다.27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약 50분간 차담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만이다.



청와대는 양측이 기후변화 위기나 경제정책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선거 정국에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았으며, 특히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대장동의 '대(大)'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이 끝난 뒤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대화 내용을 브리핑했다.

이 후보가 "대선을 치르며 안 가본 곳을 빠짐없이 다 가보려 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방역을 잘해서 이번 대선이 활기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선거운동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제발전, 군사강국, 문화강국으로 자리잡은 것은 다 문재인 대통령 노력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두 사람이 경쟁했던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얘기도 나왔다.

이 후보가 "따로 뵐 기회가 있으면 하려고 마음에 담아 둔 얘기를 꼭 드리고 싶다"며 "지난 대선 때 제가 조금 모질게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이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아시겠죠?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고 이 수석이 설명했다.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전체 경제가 좋아지지만 양극화가 심화하고 서민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확장재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기업들을 많이 만나보라"며 "대기업들은 (사정이) 굉장히 좋아 생존을 넘어 대담한 목표를 제시하지만, 그 밑의 작은 기업들은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수석은 "(회동에서) 대장동의 '대'자도 나오지 않았다. '검찰'이나 '수사'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며 "부동산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대북정책 얘기도 하지 않았다"며 "무거운 얘기를 피하다 보니 가볍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소개해드린 농담들도 서로 편하게 주고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사전에 제가 이 후보 측과 선거 관련 얘기,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얘기는 일절 하지 않는 것으로 얘기를 했다"며 "이 후보는 후보로서 얘기할 수 있겠지만, 대통령을 상대로는 언급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이 (선거 관련) 발언을 아예 피하려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그런 발언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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