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전 중도 사퇴, 두번째는 완주…'대권 삼수' 안철수는 무슨 생각

뉴스1       2021.11.01 15:26   수정 : 2021.11.01 16:19기사원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5일 대전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충청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윤석열, 홍준표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제3지대'를 띄우며 세 번째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중도 사퇴했고, 2017년 19대 대선에선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해 21.4%의 득표율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삼수생'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대선 레이스 독자 완주, 제3지대나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놓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잔디광장에서 진행된 출마선언식에서 "이제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을 겨냥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여당 후보는 뻔뻔하게 거짓을 늘어놓고, 야당 후보는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위주의 대선판을 질타했다.

안 대표가 공식 등판하면서 차기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5일 선출하는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이어 안 대표 등 원내 정당 기준 4자 구도가 예상된다. 여기에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더하면 5자 구도도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관심은 안 대표의 향후 행보다. 그의 선택에 따라서는 대선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예측 가능한 안 대표의 이후 행보로는 야권 단일화 시도다.

안 대표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진행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한 차례 경선 함께했다는 점에서 대선 역시 단일화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더라도 정권교체를 제1 과제로 꼽고 있는 야권의 경우 힘을 합쳐야 승산이 커진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자 간 지지율 격차가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인 만큼 야권의 단일화 여부는 대선 판세 자치를 뒤흔들 파괴력을 가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0월29~30일 실시한 '가상 다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33.2%·윤석열 32.4%·안철수 2.5%·심상정 2.3%·김동연 1.8%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후보로 홍준표 후보를 대입할 경우, 이재명 33.2%·홍준표 28.3%·안철수 4.0%·심상정 2.9%·김동연 1.9%로 조사됐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가상 다자대결 결과, 이재명 30.5%·윤석열 32.9%·심상정 6.4%·안철수 6.1%·김동연 2.1%를 기록했다.

홍준표 후보가 포함된 조사에서는 이재명 28.2%·홍준표 34.0%·안철수 6.7%·심상정 6.2%·김동연 3.0% 순으로 집계됐다.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안 대표는 당선권에서 거리가 있지만, 다자구도에서 범보수 야권이 정권교체를 위해선 무시할 수 없는 지지율을 보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안 대표는 우선 당분간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독자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지지율을 기록한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단일화 요구가 분출할 수 있고, 제3지대 단일화 동력도 커질 수 있다. 앞서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갈등을 겪었던 것 역시 단일화에 급하게 나서지 않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안 대표의 대선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 후보에 따라 단일화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 안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단일화 추진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에 대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꾼다'는 김 전 비대위원장의 비판 발언을 두고 "다른 사람의 그런 발언들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 유대관계를 맺어왔다"며 "가치 동맹에 같이할 수 있다"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승민 후보는 전날 "대선 후보가 되면 안 대표와 즉각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단일화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 물결'과 제3지대 연대를 추진한 이후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는 금태섭 무소속 의원과 단일화 이후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던 지난 서울시장 모델이다.

다만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는 이날 날 선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안 대표는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같은 분과는 언제든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김 전 부총리에 대해 "현 정권 재경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순서"라고 했다.

김동연 캠프의 송문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선거 때마다 출마가 직업이 되어버린 '대선 놀이'를 멈춰야 한다"며 "구태 정치의 또 다른 선언일 뿐"이라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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