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수비의 신' 김재호…베테랑에게 잔혹한 가을야구

뉴스1       2021.11.15 11:24   수정 : 2021.11.15 11:24기사원문

김재호는 올해 포스트시즌 7경기에 출전해 실책 3개를 기록했다.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포스트시즌에서만 통산 88경기를 뛴 베테랑 김재호(36·두산 베어스)에게 2021년 가을야구는 잔혹하기만 하다. '수비의 신'이라 불리던 그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뼈아픈 실책을 범하고 있다.

김재호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5회초 동점 희생타를 치는 성과도 있었으나 7회말 치명적인 실책으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아쉬운 내용이 남았다.

이날 두산은 7회말 3점을 허용하며 2-4로 패배, 기선을 뺏겼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이 73.7%에 이를만큼 중요한 경기를 놓쳤으니 타격이 크다.

두산은 선발 곽빈의 5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 속에 KT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7회말 수비가 아쉬웠다.

이영하가 배정대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1-2, 1점 차 상황이었다. 추가 실점을 막는다면 남은 두 번의 공격을 통해 동점과 역전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런데 이때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7회말 1사 2루에서 조용호의 타구가 투수 옆을 지나 유격수 방면으로 향했는데 김재호가 이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1사 1, 3루가 됐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김재호가 조용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면, 이후 황재균의 내야 땅볼과 강백호의 적시타에 의한 2실점은 없을 수 있었다.

김재호는 이날 패배의 아픔과 함께 포스트시즌(12개)과 한국시리즈(7개) 최다 실책 기록 경신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김재호의 수비 미스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두산의 큰 고민이다. 특히 승부처마다 나오면서 치명적인 실점으로 이어졌고, 결국 팀은 패했다.

김재호는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실책 1개씩을 기록했다.

1일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은 2-2로 맞선 8회초 1사 만루에서 박병호에게 희생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이 과정에서 3루 커버에 들어간 김재호가 공을 놓쳤고, 1루 주자 이정후가 그 틈을 타 2루로 달렸다.

두산은 집중력을 잃은 김재호의 미스플레이로 상대 기를 살려줬고, 뒤이어 송성문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김재호는 5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7회초 1사 2루에서 김현수의 내야안타를 포구하지 못하고 실책을 기록했다. 3루에 있던 주자 홍창기는 실책을 틈 타 홈까지 쇄도해 스코어를 4-1로 벌렸다. LG는 이후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묶어 4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무려 11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수비 실책이 나왔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12경기에서 3개의 실책만 범했던 것과는 차이가 크다.

흔들리는 수비 속에 베테랑 김재호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오히려 그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났다. 두산이 가을의 전설을 쓰기 위해서는, 그 구멍이 채워져야한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