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회 "한국의 감사보수는 외국에 비해서 낮은 수준"(종합)

뉴스1       2021.12.01 17:07   수정 : 2021.12.01 17:07기사원문

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식 한공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뉴스1


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전규안 숭실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신(新) 외부감사법(신외감법) 도입 이후 평균감사보수가 3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시간당 감사보수도 올랐다. 이에 대해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과거에 지나치게 낮은 감사보수로 인한 기저효과이고, 미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신외감법이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전규안 교수 "감사보수 비용, 미국은 한국의 14.8배"

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열린 '한국공인회계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전규안 숭실대학교 교수는 "기업의 평균감사보수가 2017년 2900만원에서 2020년 4630만원으로 50% 증가했다"고 말했다. 4대 회계법인은 2017년 8860만원에서 2020년 1억6190만원으로 늘었다.

이어 그는 "기업에 부담인 것은 맞지만 2016, 2017년 감사보수가 2015년 대비 감소한 것을 봐야 한다"면서 "기저효과도 있고, 물가 상승률, 커지는 기업의 규모를 고려하면 가만히 둬도 감사보수는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 규모(매출액 기준)에 따른 그룹별 총수익 대비 감사보수 비율을 계산해도 한국의 감사보수는 외국에 비해서 낮은 수준"이라면서 "상장기업의 총감사보수 평균을 보면 2020년 기준 일본은 한국의 4.3배, 미국은 14.8배"라고 밝혔다.

다만 전 교수는 "총감사보수나 시간당 감사보수의 증가가 정상화 과정이지만 기저효과로 인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감사인은 기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기업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신외감법은 지난 2017년 10월 개정된 법이다. 이른바 '한국의 회계개혁'으로 불리고 있으며 Δ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Δ표준감사시간 도입 Δ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등이 핵심이다.

표준감사시간은 감사인이 최소한 투입해야 하는 감사시간을 의미한다. 회계 투명성을 위해 도입됐지만 감사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상장사의 외부감사비용이 급증하는 등 기업에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표준감사시간제도를 시행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회계감사 환경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 경우에 표준감사시간의 공과를 평가해 계속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도 기업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업무 분장이 핵심인데 중소기업은 업무를 분장할 만큼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3년에는 1000억원 미만 상장사도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 의견을 받아야 하고,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연결회사도 대상이 된다.

전 교수는 "성적이 재무제표라면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평소 얼만큼 공부를 했는지 과정을 보는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중소기업에 적용을 유예하면 소액주주와 채권자 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고 역설했다.

◇ 김영식 회장 "감사비용 증가, 시가총액과 비교해야"

김영식 한공회장은 "시간당 감사보수는 지난 10년간 제자리걸음"이라면서 "회계개혁으로 인한 감사업무량과 감사위험 증가를 고려하면 최근 감사보수와 시간의 증가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감사비용이 크게 증가해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사의 회계가 잘못됐을 때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기업의 이익 규모가 아니라 시가총액 규모"라면서 "시총이 늘어난 만큼 감사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투입 시간을 늘려야 한다. 투입 시간이 늘어나니 감사비용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사의 투입시간 늘어날수록 품질이 올라간다"면서 "제대로 된 시간이 투입되고, 올바른 시스템과 지배구조 갖추게 하는 게 정착만 된다면 회계 투명성을 제고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최근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주기적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 도입으로 보수 등 회계감사 부담이 늘어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회계개혁은 특정그룹의 이익을 위한 조치가 아니고, 기업회계의 투명성 제고라는 사회적 효익을 위해 정부, 기업과 회계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면서 "오는 12월 10일 본격적인 감사시즌을 앞두고 회계법인 대표자 회의를 소집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이를 감안한 정도(正道) 감사 구현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