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도 '애플빠'처럼…무선사업부→MX사업부 바꾼 삼성, '락인' 노린다
뉴스1
2021.12.10 17:41
수정 : 2021.12.10 17:41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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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바일과 가전제품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두 사업을 통합하면서 연결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모바일 기기 간의 연결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 "제품만 잘 만들어선 안 돼"…갤럭시 생태계 강화로 사용자 붙잡는다
삼성전자는 10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던 무선사업부의 명칭을 'MX(Mobile Experience) 사업부'로 변경하고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웨어러블 등 다양한 제품은 물론 고객 서비스까지 편리하게 연결된 갤럭시 생태계를 통해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갤럭시 에코시스템은 갤럭시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사용자들은 갤럭시 에코시스템 하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스마트워치 등을 끊김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에 갤럭시 기기 사용자들이 다른 제품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잡아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락인 효과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애플이다. 애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iOS 소프트웨어를 통해 연결하는 애플 생태계를 구축,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쉽게 다른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소위 '애플빠'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모바일 사업인 스마트폰의 경우 폴더블폰과 같은 새로운 폼팩터를 제외하면 카메라 등 세부 사양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점점 차별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생태계 강화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켜 기존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것. 특히 지난 8월 출시한 3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흥행으로 새로운 폴더블폰 사용자들이 유입되고 있어 생태계를 강화할 경우 폴더블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할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전체 폴더블폰 시장의 93%를 차지하며 2위인 화웨이(6%)를 압도적으로 제쳤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생태계 아래에서 노트북인 '갤럭시북 프로'의 사용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갤럭시 생태계 강화의 일환으로 날씨와 삼성페이 등 기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광고를 삭제하기도 했다.
◇ 가전제품까지 생태계 확대하는 삼성…UX 등 모바일 연결성부터 강화
삼성전자가 무선사업부의 명칭을 바꾼 데는 커넥티드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보인다.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는 IM(Information technology & Mobile communication) 사업부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7일 IM사업부를 소비자 가전(CE) 사업부와 세트(SET) 부문으로 통합했다.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을 통합해 제품 간의 연결성에 주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 지난 10월 출시된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의 특징을 스마트폰에 적용해 호평을 받았다.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은 소비자들이 전·후면 패널과 프레임의 색상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사업의 통합으로 사용자 경험(UX)은 더욱 중요해졌다. 연결해야 될 기기는 모바일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으로 더욱 다양해지는 데 UX가 불편할 경우 오히려 기존 사용자들의 이탈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 이에 삼성전자는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홍유진 세트 부문 무선사업부 UX팀장을 부사장으로, SET부문 무선사업부 스마트씽스(SmartThings) 개발그룹장에 박종만 상무(50)를 선임했다. 스마트씽스는 삼성전자의 IoT 서비스다.
홍 부사장은 지난 2015년에 출시된 스마트워치 '기어S2'에 원형 베젤을 적용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원형 베젤은 사각형 모양에 크라운을 통해 조작하는 애플워치보다 더욱 조작하기 쉽다. 이후 원형 베젤은 올해 출시된 '갤럭시워치4'까지 이어지면서 갤럭시워치만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박 상무도 지난 2010년부터 무선사업부에서 스마트워치 운영체제(OS)인 '타이젠' 개발과 IoT 서비스 개발 관련 업무를 맡아온 소프트웨어와 IoT 전문가다.
이번 무선사업부의 명칭을 MX사업부로 변경한 것도 갤럭시 생태계를 가전제품으로 확대하기에 앞서 모바일 제품 간의 연결성을 더욱 공고히 다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 경험 중심을 지향점으로 삼고 조직을 운영한다"며 "(모바일과 가전제품 사업이) 세트 부문으로 합쳐지면서 모바일 경험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전제품과 고객 경험이 꼭 삼성 제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제품 이용자에게도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를 위해 '메터(Matter)'에도 참여하면서 홈 IoT 표준을 만드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매터는 IoT로 연동되는 스마트홈 기기의 인터넷 기반 표준 프로토콜로 삼성 외에 구글과 아마존, 애플이 참여하며 내년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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