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알약 美 첫 승인…게임체인저 될까

뉴시스       2021.12.23 10:05   수정 : 2021.12.23 10:05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FDA, 화이자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

경증~중등증 고위험군에 사용

경구 치료제, 오미크론 등 변이에 효과 기대

전문가 "변이에 강하고 효과 높아…게임체인저"

[뉴욕=AP/뉴시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제공한 사진에 코로나19 경구용 알약이 보인다. 화이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에 대한 긴급 사용을 신청했다. 앞서 화이자는 18세 이상 대상 임상시험에서 증상 발현 3일 이내에 이 약을 먹었을 때 입원과 사망률을 89% 낮춘다고 밝힌 바 있다.
2021.11.17.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승인받았다. 국내 승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화이자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경증~중등도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경구용 알약을 미국의 각 가정에서 사용하도록 한 첫 승인이다. 앞서 영국 정부가 지난달 4일 세계 최초로 미국 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를 조건부로 승인한 바 있다.

FDA는 입원 등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의 성인·소아 환자(12세 이상·체중 40kg 이상)에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팍스로비드를 구매하기 위해선 병원의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

이 약은 고위험군 대상 임상 2·3상 결과, 증상 발현 3일 안에 복용하면 입원·사망 위험을 89%(5일 내 88%)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까지 위약군에서 9명이 사망한 것과 달리 치료군에선 사망이 발생하지 않았다. 치료 후 발생한 이상반응은 팍스로비드 투여군(23%)과 위약(24%) 간에 유사했으며, 대부분은 경미했다.

복용하는 알약의 개수는 총 30알이다. 하루에 두 번 3알씩 5일간 총 30알을 복용한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30알 중 20알은 팍스로비드, 10알은 HIV 치료제다.

경구용 치료제는 오미크론 등 변화무쌍한 변이 출현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약으로 거론돼왔다. 화이자는 지난 14일 팍스로비드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이 오미크론 변이의 자기 복제를 위해 필요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활동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초기 실험에서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경구용 치료제가 새 변이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는 배경에는 항바이러스제의 작용 기전이 있다. 화이자와 MSD의 치료제는 모두 항바이러스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작용하지 않고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 관여해 증식을 막는 형태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작용기전 상 오미크론 등 변이에 영향받지 않을 것이다"면서 "체내에서 바이러스의 복제를 방해하는 작용 기전이라 변이와 무관하다. 어떤 아형의 독감이 유행해도 치료 시 타미플루를 먹는 것과 같다. 화이자 경구제의 경우 3일 이내 복용하면 90%에 가까운 효과라서 '리얼 월드 데이터'(실사용 데이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게임 체인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변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서 발견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억제하는 치료법에 내성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나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의 프로테아제에 결합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함으로써 세포 내에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팍스로비드는 알파, 베타, 델타, 감마, 람다, 뮤 등의 변종에 대해 일관된 시험관 내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여줬다"며 "또 시험관 내 생화학적 분석에서 오미크론 관련 단백분해효소(Mpro)를 강력하게 억제했다. 이는 오미크론에 대해 강력한 항바이러스 활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국내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 검토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또 다른 경구용 치료제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타당성 검토도 진행 중이다. FDA 자문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도 지난달 30일 몰누피라비르 승인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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