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더 빠를까"… 가구 vs 이커머스 '배송 혈투'
파이낸셜뉴스
2021.12.30 17:30
수정 : 2021.12.30 17:30기사원문
5조 규모 온라인 가구시장 겨냥
쿠팡 작년부터 '로켓설치' 운영
오늘의집 전용 물류센터 구축 등
이커머스 기업 공격행보 이어져
일각 '업계간 출혈경쟁' 우려도
가구제품의 빠른 배송 경쟁이 이커머스 업계로 확전되고 있다. 가구업계에 이어 이커머스 업체들도 가구제품의 익일·무료배송 등 파격적인 서비스로 공격적인 판매확대에 나서고 있어서다. 가구브랜드들은 코로나19로 확대된 온라인 가구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쟁사뿐 아니라 이커머스 업체들과도 배송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가구 주문 시 추가 비용 없이 배송하고 원하는 장소에 전문가가 설치해주는 SSG설치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쿠팡도 지난해부터 국내 이커머스 중 처음으로 배송 후 설치가 필요한 대형가구 등을 무료로 다음날 또는 희망일에 배송하는 '로켓설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송은 풀필먼트 전문업체 '하우저'가 담당하고 있으며 도서 산간 지역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무료로 배송하고 있다.
리빙 버티컬 이커머스인 오늘의집도 올해 하반기부터 원하는 날짜를 지정해 가구를 배송 받고 설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오후 두시 전 주문시 익일배송도 가능하다. 오늘의집은 이 서비스 운영을 위해 경기도 이천에 약 3만㎡ 규모의 가구 전용 물류센터까지 구축했다.
이커머스들의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는 가구업계의 '오늘 주문 내일 배송'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구제품의 빠른 배송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한샘이다. 지난 2019년 2월 가구업계 최초로 한샘이 익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대상을 30종에서 700종의 가구로 확대했다.
현재 한샘은 비롯해 '주유소 픽업 서비스'를 론칭한 이케아, '내일배송' 현대리바트 등 가구업체들은 자체 온라인몰의 배송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실제 한샘은 지난달부터 서울 지역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였고, 현대리바트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구매한 다음날 바로 받아 볼 수 있는 '내일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케아코리아도 이케아앱에서 원하는 픽업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가까운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제품을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며 2일 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구사들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까지 잇달아 가구 빠른 배송에 뛰어드는 것은 가구 시장이 온라인에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가구 거래액은 4조9944억원으로 2019년의 3조5359억원과 비교해 41% 급증했다. 전체 가구 소매판매액(10조1766억 원) 중 49%가 온라인을 통해 팔릴 정도다. 이는 2019년에 비해 온라인 비중이 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빠른 배송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다만 불필요한 중복 서비스로 인한 출혈경쟁 우려가 적지 않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업체들이 물류센터를 확대하면서 가구의 빠른 배송이 가능해졌다"며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적극 진행하겠지만 품질 경쟁보다 배송 경쟁에 치우치게 되면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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