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같은 '보온병'의 원리는?…열전달의 과학
뉴스1
2022.01.15 08:00
수정 : 2022.01.15 08:00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마호병 가져와라."
어르신의 이 말을 풀이하면, "보온병 가져와라"가 된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아직 쓰이고 있는 '마호병'은 마법병에서 유래했다.
과학적으로 엄밀히 말하면, 보온병은 내용물이 가진 열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외부와의 열 출입을 최대한 줄여 온도변화를 적게 하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열은 전도, 대류, 복사의 3가지 방법으로 열평형에 이를 때까지 전달된다.
전도는 단순히 온도 차에 의해서만 열이 전달되는 현상이다. 추운 날 연인의 손을 만지면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도 전도의 결과다. 전도는 접촉한 두 물질뿐 아니라 한 물체 내에서도 고온부와 저온부 사이에서도 일어나 같은 온도가 되게 만든다.
대류는 흐르는 성질이 있는 공기나 물 따위를 통해 열이 전달되는 것이다. 물의 밀도는 4도(℃) 이상에서 줄어든다. 그 결과 부력이 발생, 위로 올라가게 된다. 공기도 마찬가지로 온도가 올라가면 팽창해 밀도가 줄어들고, 부력으로 위로 상승한다. 위로 상승한 공기나 물(유체)가 열을 잃어 온도가 낮아지면 다시 하강할 조건이 마련된다. 그 결과 순환이 발생한다. 이 순환은 작게는 방의 난방부터 크게는 날씨, 지구의 열 순환에 관여한다.
전도와 대류는 열을 전달하는 접촉면이나, 공기나 물 같은 유체를 필요로한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는 이러한 접촉면이 없고, 유체도 거의 없다. 하지만, 지구는 태양에서 오는 열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바로 '복사' 덕분이다.
복사는 전자기파에 의해 일어난다.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의 형태로 열에너지가 이동하는 것이다. 전자기파는 진공에서도 이동할 수 있어 진공에 가까운 환경에서도 열전달이 가능한 것이다.
보온병은 이 3가지 열전달을 최소화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우선 이중벽으로 만들어졌고, 내벽과 외부벽 사이 공간은 진공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그 결과 열을 전달할 물질이 없으므로, 전도와 대류가 최소화된다. 또 내벽과 내용물이 닿는 부분은 금속 도금이 되어있어 전자기파에 의한 복사를 최소화한다. 보온병의 마개는 플라스틱이나 고무같이 열전도가 잘 안되는 물질로 만들어져 열 손실을 줄인다.
다만, 완전한 열 차단이 아닌 '최소화'에 머물러 시간이 오래 지나면, 내용물의 온도가 외부와 같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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